자발적 참여 각성해야|민방위교육 문제점과 정선방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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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참석자>
▲김용기씨(교대교수·정치학·고대직장민방위대원)
▲권순복씨(민방위본부 민방위국장)
▲박한직씨(서용시중구을지노3가 통민방위대장)
▲민노혜씨(대한중기공업 직장민방위대 부대장)
▲남덕현씨(경기도화재군반월면본오1 이민방위대원) 사회 이돈형 사회부장·기술 조창태기자

<12월 2일·본사회의실>
고장과 직장의 자위를 내걸고 출범한 민방위대가 그 조직을 모두 끝내고 지난11월10일부터 4백만대원에 대한 교육훈련이 한창이다.
본사는 전국적인 교육훈련과 때를 맞추어 민방위 관계자들의 좌담회를 열고 교육훈련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과 개선방향등을 들어보았다.
-먼저 「스위스」「이스라엘」등 구미각국의 민방위운영실태를 둘러보고 오신 김교수께서 외국민방위교육실태를 좀 설명해 주셨으면….
▲김=민방위는 넓은 의미로 국민에 의한 국가방위이나 사실은 국가이전의 문제입니다. 동물의 사회에서도 자기방위수단이 필요하듯이 부락이나 개인도 자위조직이 국가가 생기기 전부터 필요했지요.「이스라엘」의 경우 1910년대에 벌써「아랍」인들로부터 자기들의 땅을 지키기 위해 「하쇼머」(Hashomer)란 경비반을 조직해서 민방위활동을 시작했다고 해요. 특히 2차대전때는 14∼17세까지 소년들로 조직된 「가드나」(Gadna)란 예비대를 만들어 활용했어요. 10월 전쟁때는 전체 32개여단의「이스라엘」군 가운데 15개여단이「가드나」로 조직됐어요.
10월전쟁때 마침 제가 그곳에 있었는데 전장에 나간 남편이 집에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전투상황과 후방의 민방위활동상황을 서로 알려주는 것을 보았습니다.
-현재 실시중인 민방위교육훈련은 12월20일까지 모두 이수해야하는 것으로 돼있습니다. 교육을 받은 대원께서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남=제가 사는 곳은 서해안 취약지구입니다. 마을 앞에는 바다와의 사이에 방조제가 있어 1년에도 몇번씩 이 제방이 해일등으로 무너져 농사를 망치곤 했지요.
종전까지는 방조제가 무너져도 『내 집앞은 괜찮겠지』하고 못 본체하는 주민들이 많았어요. 그러나 민방위조직이 미리 돼있었다면 이러한 사태에서 주민들이 조직된 힘을 발휘,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 않나 하고 절감했습니다.
우리마을은 앞으로 이 방조제가 마을공동이익의 구심점이 돼 민방위활동이 잘 될것으로 믿습니다.
-도시에서는 사실상 모두가 절실한 위기상황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이 같은 경우 효율적인 민방위활동을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문=그렇기 때문에 민방위활동도 조직적인 기능에만 의존, 통제하고 명령하는 것보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파트」같은 곳에서 이웃과 단절된 생활을 하는 시민들도 민방위교육훈련등을 통해 얼굴을 익히고 협동심을 길러 총화감을 형성하도록 안보조직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할 것 같아요.
-이미 전국적으로 60%에 이르는 민방위대원에게 교육훈련통보서가 발부됐고 출석율도 83%에 이르고있다고 합니다. 교육을 시키고 받으면서 느끼신 문제점은 어떠한 것이 있었는지요? ▲박=저희관내 민방위대원가운데는 소규모 철제상들이 많아요. 업주도 종업원도 모두 민방위대원인경우가 적지 않아 교육훈련에 소집하면 업체가 문을 담아야하는 사태가 빚어집니다. 이 때문에 출석율이 67%에 불과합니다. 이 같은 경우 특별한 배려가 있었으면 해요.
▲김=민방위는 곧 총동원입니다. 생계에 지장이 있으면 총동원이 안되지요. 생계등에 지장이 없도록 개별적인 사정을 되도록 상세히 파악, 보충교육의 기회를 주는 등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민=교육장소도 문제입니다. 우리회사는 민방위대원이 5백47명이나 되는데 한꺼번에 수용, 교육시킬 장소가 없어요.
▲박=도시에서는 교육을 시키는 대장들의 능력미흡도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대원들의 수준은 높은 편인데 대장들 가운데는 이들을 상대로 4시간동안 교육시킬 능력이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새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교육훈련은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나갈 방침인지요.
▲권=민방위제도는 내 자신과 가족 그리고 마을이나 직장을 지키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모든 대원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 생활에 젖을수 있는 방향으로 유비무환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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