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술 없는 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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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디라·간디」 인도 수상이 선포한 긴급조치로 수많은 반대파 정치인들이 체포됐지만 아마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인도의 술꾼들일 것이다.
인도를 고질적인 정치·경제적 병폐에서 구출하기 위해 인도의 정치 지도자들은 인도를「술 없는 나라」로 만들 계획임을 선언했기 때문. 금욕 고행의 국민적 영웅 「마하트마·간디」의 영향으로 인도 헌법에는 『국가는 의료적인 목적을 제외하고는 인체에 해롤 끼치는 「알코올」 음료의 소비를 금지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인다』는 지도 원칙이 부가됐었다.
인도는 1947년 독립한 이래 금주 「캠페인」을 여러번 벌였지만 재정적인 이유와 관료 부패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몇몇 주에서만 금주가 실시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간디」 수상의 조치는 술제조와 판매를 단계적으로 억제하는 것이지만 궁극 목표는 어디까지나 「완전 금주」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간디」의 탄생일인 10월2일부터 실시된 금주 조처는-
▲「호텔」 식당 및 만찬회와 같은 공공 장소에서는 음주하지 못한다.
▲정부 관리 및 국영기업체 직원은 남이 보는데서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술을 마시고 근무한 자는 엄벌에 처한다.
▲술집의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수출 목적 이의에 「알코올」음료의 증류·양조 시설의 확장을 금한다.
「알코올」 음료의 선전을 금한다.
▲봉급날은 술 안 파는 날로 한다.
이러한 정책을 실시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64년의 통계로 인도의 남자 중 18∼25%정도가 술을 마셨다. 그런데 10년 동안 이 숫자는 크게 늘어났을 것으로 추측되며 특히 학생 술꾼이 부쩍 증가했고 낮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술 먹는데 그들의 몇 푼 안 되는 임금을 모두 날려 버린다.
또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도 전역에 수 천 개소의 밀주 술집이 생겼는데 이 밀주라는 것이 엉터리여서 잘못하면 목숨을 잃는 수도 있다.
더군다나 술집이나 양조 시설의 신규 허가를 금하게 되면 막대한 재정적인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작년에 금주를 실시한 「파미·나두」주는 1년 동안 5억8천만「루피」(약 3백50억원)나 세수 결손을 봤다. 인도 전국으로 따져도 양조장 술집에 대한 세금 수입이 약40억「루피」(2천5백억원)쯤 되니 이런 막대한 세원을 잃어 가면서도 인도 정부가 술을 없애겠다는 것은 술을 죄악시하는 그들의 종교(힌두교)로밖에는 달리 설득할 수가 없다. <파이스턴·이커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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