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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 만9천 드럼 유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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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동=김경렬 기자】27일 하오 3시 25분쯤 충북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 앞 영동천 상류에서 개천에 묻혀 있던 서울∼울산간 미8군 송유관이 터져 1시간35분 동안 경유 1만9천「드럼」(시가 2억5천만원)이 개울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직경 25㎝·두께 1㎝의 이 송유관은 지하 2m에 묻힌 것이 냇물에 쓸려 드러나자 미군○부대 공병대소속 중장비 운전사 김용연씨(40·대구시 남구 대봉동 566)가 「불도저」로 송유관을 파묻고 송유관 위로 흐르는 물길을 옆으로 돌리기 위한 배수로작업중 송유관이 묻힌 위치를 잘 모르고 이를 밀어붙이는 바람에 터진 것.
현장주변에 있던 양상우씨(40) 등 주민에 따르면 개울쪽에서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나며 기름줄기가 10m나 하늘로 치솟았다는 것.
미 공병작업반은 사고 후 현장에서 23㎞떨어진 추풍령의 송유관 개폐「밸브」를 닫아 경유 유출을 막았다.
미 공병대 작업반은 경유가 영동읍내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도록 사고지점 1백m아래의 너비 10m하천을 1m 높이로 둑을 쌓았으나 1시간도 못된 하오 5시 50분쯤 둑이 터져 2㎞아래 동정리 마을 앞까지 경유가 흘러내렸으나 농경지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이기열씨(25) 등 2백여 가구가 사용해온 「펌프」물이 오염되어 먹을 수 없게 됐으며 경유는 금강 상류 영동천 10㎞까지 흘러 들어 물고기가 때죽음했다.
사고후 회동리·계산리 등 주민 4백여명은 저마다 「스페어」통·「드럼」·「플라스틱」통 등 빈그릇을 들고 몰려나와 흐르는 경유를 퍼 나르기에 바빴다.
『개천에 돈더미가 흐른다』고 주민 이인석씨(42) 가족 6명은 「리어카」에 「드럼」2개를 싣고 나와 기름을 퍼 담았다.
또 충북 1가 1830호「트럭」등 40여대의 「트럭」들이 몰려들어 「헤드라이트」를 대낮같이 밝히고 밤새 경유를 「드럼」통에 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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