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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하셨던대로 아버님을 돕고 있죠|근혜 양, NYT 동경 지국장과 회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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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뉴요크 15일 동양】「뉴요크·타임스」지는 15일 미국 신문으로서는 처음으로 한면의 3분의 1을 할애, 박정희 대통령의 영애 근혜 양과의 「인터뷰」 기사를 상세히 보도하고 근혜 양은 최근 수개월 동안 『한국의 젊은 「퍼스트·레이디」로 부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젊은 「퍼스트·레이디」, 자신의 길을 개척』이란 제하에 「리처드·핼러런」동경 지국장이 쓴 서울 발신의 이 특별 기사는 근혜 양의 사회 활동 사진들을 함께 게재, 그녀가 불과 2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침착·성숙한 성품과 자기 생활에 대한 명확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고 찬양하면서 근혜 양은 국민들의 눈에 『사회 복지의 후원자』 『고통받고 혜택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친구』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에서 고 육영수 여사의 초상화 밑에서 근혜 양이 「핼러런」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문=「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감당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어머님이 하셨던 일을 따르고 있읍니다.
대체로 어머님의 자리를 메우는 것이 나의 목표지요. 어머님은 좋은 본보기셨고 나는 어머님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문=한국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관한 견해를 밝힌다면?
▲답=남녀가 평등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녀 평등은 여성 해방이나 가두 「데모」가 아니라 『보다 더 여성다와짐』으로써 성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인내·관용·사랑 등과 같은 그들 본래의 미덕을 갖고 있습니다. 여성은 그들 자신의 미덕을 될 수 있는 한 확장시키기 위해 여성다와져야 합니다. 여성들이 그들이 속한 나라에 좋은 분위기를 참조한다면 그들 주변의 사람들은 그들의 능력을 인정할 것입니다.
▲문=사회 활동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답=아버님을 돕는 외에도 나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편지를 받고 있는데 그들은 나를 격려하고 우리 가족을 위로합니다. 그를은 나를 원하고 있으며 어떤 이들은 내가 어머님의 역할을 맡아 그대로 수행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 역할을 맡기로 결심했던 것이며 아마도 다른 선택 방법은 없었겠지요. 국민들로부터 오는 편지들 중에는 아버님께 내용을 알려드릴 만한 것들도 있읍니다. 나는 이런 것들은 아버님께 알리고 이들이 지닌 문제 해결을 위해 나 자신의 의견을 말씀드리기도 합니다.
▲문=전공 과목으로 전자 공학을 택했던 이유는?
▲답=무엇보다 여고 시절에 전자공학에 흥미를 느꼈던 것이 동기가 됐지요.
또 한국 전자 공학계의 전망이 밝으며 한국에 유익한 산업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나는 장차 전자 공학을 전공하면 비록 적게나마 생산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느꼈습니다. 그러나 이 과목이 너무 딱딱하고 취미에 맞지 않아 공부를 계속할 계획은 없고 다시 배울 수만 있다면 나는 역사학 같은 인문 과목을 택하려고 합니다.
▲문=결혼에 대해서는?
▲답=생전에 어머님은 나의 결혼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고 좋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를 승낙했고 어머님이 나를 위해 고르실 분은 매력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굳게 믿었었지요.
그러나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너무나 많은 일이 내게 닥쳐서 지금 결혼을 생각하고 있을 겨를이 없읍니다. 지금은 연기하고 있지만 장차 이 문제를 생각해 봐야겠지요.
▲문=아버지와 정치를 논하기도 하는가?
▲답=물론 아버님은 자신의 관심사를 이야기하시고 또 나도 당연히 거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지요. 그러나 나는 듣기만 할뿐 정치는 내 관심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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