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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도예전에서 표창 받은 장서가-박순병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의 모범 장서가로 뽑힌 박순병 옹 (기아 산업 전무)은 72세의 노익장.
슬하의 7남매를 모두 출가시키고 노부부만이 은하 「맨션·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낮의 근무 시간 외에는 책 속에 묻혀 독서를 하는 것만이 최상의 낙이라고 했다.
박 옹이 소장하고 있는 책은 모두 4천여권. 일제 시대 젊은 시절부터 사 모은 책이다. 『당시 나라를 잃은 슬픔에서 한국에 관한 책이라면 눈에 띄는 대로 사서 모았지.』 그 때문인지 대부분이 국사·한국학·한국 문학에 관한 서적.
박 옹의 집은 4천여권의 책으로 온통 뒤덮여 있다. 책장을 놓고 책꽂이를 겹겹으로 세워 박 옹은 그 사이 한구석에 안락 의자를 놓고 책을 읽는다.
『나는 책값을 깎지 않아요. 책이란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고 제 값에 사서 소중히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박 옹은 지금도 매달 5만여원씩을 도서 구입비로 지출하고 있다. 쉽게 살 수 있는 책은 주문을 하지만 꼭 구해 보고 싶은 책은 외국에 나갈 기회를 이용해 사오기도 한다고.
『책은 어느 한사람의 것이라기보다 여러 사람의 공유 재산입니다. 제가 가진 책들은 언젠가 공공 도서관에 기증할 계획입니다.』 박 옹의 소박한 장서관 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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