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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유시(요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지난 27년 동안 우리 국군이 걸어온 길은 한 마디로 북한공산주의자들의 침략으로부터 조국과 겨레를 수호하기 위한 끝없는 투쟁의 연속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과 시련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에게는 더욱더 가혹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그 시련과 싸워서 이겨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북한공산주의자들과 상봉을 할 때, 우리가 특별히 조심해야할 것은 그들이 정면으로 도전을 해올 때보다도 오히려 대화다, 협상이다, 또는 긴장완화다 하고 나올 때에 더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기만술책에 속아넘어가지 않도록 경계를 더욱더 철저히 해야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최근에 나는 소련의 한 망명작가가 미국을 방문해서 행한 한 연설문을 읽은 적이 있다.
그는 「공산주의자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들의 이념과 목표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했고 「화해니 긴장완화니 하는 것은 공산주의자들의 상투수단이다」고 말했다.
이것은 공산주의자들이 진심으로 긴장완화를 원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약세를 만회하기 위해 시간을 벌고자하는 간계에 지나기 않다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또한 이 망명작가는 「공산주의자들은 눈앞의 힘만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우리가 선의로 양보하는 것을 그들은 오히려 경멸하고 멸시한다는 말이요, 공산주의자들에게 대해서는 겸양지덕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설파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공산주의자들을 막는 길은 정신적인 확고성 뿐이다」고 강조했다.
이것은 확고부동한 결의와 힘만이 공산주의를 막아낼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하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가 아무리 평화를 원하고 긴장완화를 원하더라도 북한침략주의자들은 그 목적이 반드시 평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침략의 수단으로 악용하려고 하는 저의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과 상대를 하는데 있어서는 그것이 대화든 협상이든, 또는 힘의 대결이든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두 가지 있다.
그 하나는, 그들의 이념이나 목표나 또는 대남 기본전략은 30년 전이나 즉 해방직후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위장을 하고 가면을 쓰고 나오더라도 그들의 본질은 하나도 번하지 않았다는 것.
또 하나는, 그들과의 대화나 협상에 있어서는 반드시「힘」의 뒷받침이 대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힘의 뒷받침 없이 그들과 긴장완화를 시도하거나 평화를 바란다는 것은 하나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해야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힘을 기르는 문제다. 즉 국력배양이다.
우리의 총력안보체제를 더욱더 철통같이 다져서 자주국방태세와 자립경제기반을 튼튼하게 구축하자는 것이다.
자주국방, 자립경제, 반공조직과 훈련, 이것이 우리의 국력이다. 이것이 우리의 힘이다.
총력안보라는 것은 우리들이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농촌에서 그밖에 어디서나 각자가 맡은 일을, 그 일이 크고 작고를 막론하고, 자기가 해야할 일에 가장 충실하게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다.
우리 모두 총력안보태세로써 이 과업을 기필코 완수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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