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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으로 역류…우수선수|고교축구결승 지방일색의 저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제8회 대통령금배쟁탈 전국고교축구대회는 준준결승전의 8강에 서울세로서는 중동고만이 겨우끼여 들더니 준결승진출의 문턱에서 대구의 계성고에 2-0으로 패배, 준결승전부터는 지방일색으로 바뀌었다.
당초 이 대회에는 서울에서 23, 지방에서 25개「팀」씩이 나와 량에서는 서로 비슷했고 과거의 예를 봐서 서울의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1, 2회전부터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서울세는 준결승전에서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추어 해방 후 처음 지방「팀」 끼리의 결승진출이란 이변을 낳았다.
질이낮은 전국체전서는 가끔지방「팀」끼리 결승전에서 대전한 일이 있었지만 연맹전이나 선수권대회의 결승전에 서울이 빠진 일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이변이라 일컫는 이사태의 내면을 파고들면 이 같은 결과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지방의 유능한 선수들이 서울로 올라 왔고 서울세는 이를 바탕으로 만년 우승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그랬던 것이 최근에는 서울선수들이 지방으로 빠져 나가는 역조 현상이 나타났다.
그 결과 이번대회의 결승전에 오른 전남기계공고는 선수의 반수가 유신고를 거친 서울선수들이고 대구의 청구고와 계성고등에는 경북의 토박이선두들이 5·6명에 지나지 않고 서울·경기선수들로 구성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작년부터 서울의 연합고사제로 중학을 졸업한 특기생들이 고교진학의 혜택을 못받아 지방으로 빠져나가는데다 지방고교의 물량작전에 서울이 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Y공고의 예산이 가장 많은 편이어서 1년에 5백만원이고 그밖에는 1백만원 안팎이 고작인데 이번대회의 결승전에 오른 대구의 C고교가 1천만원이고 준결승에서 패배한 K고교는 7백만원에 이른다.
이 같은 재정이 있기 때문인지 30일의 결승전에는 양교에서 고속「버스」20대이상의 응원단이 동원되는 이상 「붐」이 이는가 하면 서울의 유명「코치」를 초청, 서울에서 길면 2개월이상의 전지훈련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서울의「코치」들도 당분간 특기생의 확보와 재정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지방 「팀」의 독주를 막을 길이 없다고 말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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