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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콩나물은 강력한 피로회복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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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슬람」교도에게 빼앗긴 성지 「예루살렘」을 회복하기 위해 「유럽」의 기독교도가 뭉쳐서 어깨, 또는 가슴에 빨간 십자가의 표시를 달고 원정을 했던 십자군 전쟁은 11세기말부터 13세기말에 걸쳐 무려 2백 여년간 계속됐지만 기독교들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종교적인 열정과 기사도 정신으로 무장된 십자군의 사기가 하늘이 낮은 듯 충천했는데도 전쟁에서 참패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던 것일까. 여러 가지 권위 있는(?) 분석이 있긴 하다. 그런데 십자군의 실패는 원정군의 영양부족 탓이라는 주장도 있어 흥미롭다.
원정으로 병사들의 식탁에 야채를 공급하지 못해 결국 「비타민」C ·결핍에 의한 괴혈병이 만연, 병사들이 제대로 싸우질 못했다는 것이다.
원정군에 야채를 충분히 공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으리라. 의학자들은 이런 때 콩나물만 있었으면 적어도 「비타민」C 결핍증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실제로 일로 전쟁 때 콩나물의 경이적인 위력이 입증된 바 있다.
여순성 공방전은 양쪽이 도합 10만의 사상자를 냈고 1백 15일이나 계속 되었다. 끝내 성을 함락시킨 일본군은 성내를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창고마다 콩이 산더미 같이 쌓여 있었다. 「러시아」군이 그토록 완강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콩나물 탓이었다. 그래서 이 전쟁을 「콩나물 전쟁」이라고 까지 부른다.
콩나물은 연약한 생김새와는 달리 영양물질 덩어리로 높이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례적으로 「비타민」C를 25㎎이나 함유하고 있다. 이례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콩에는 「비타민」C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데 콩나물의 경우 날것에는 「비타민」C의 주사 1회에 필적하는 「비타민」C가 함유되어있기 때문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비타민」C는 사람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 물질이다. 섭취가 부족하면 괴혈병이 발생한다.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서 동맥경화증·암·고혈압 등 성인병의 예방에도 「비타민」C의 공로는 대단하다.
「비타민」C 말고도 콩나물에는 「아지닌」 「리진」 「히스티딘」 「아스파라긴」같은 필수 「아미노」산이 다량 농축되어 있어 간장의 독소를 재빨리 제거하고 피로를 회복시키는 효능을 발휘한다.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간장약 이라는 것은 이들 「아미노」산을 적당히 넣어 만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콩나물에 아주 소량 들어있는 지방성분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에 좋은 「리눌」이나 「리놀레인」같은 고급 불포화 지방산이므로 영양학적으로 필수의 대상이 된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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