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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 루피타 뇽 "모국 케냐 응원 큰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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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아카데미 수상자들이 무대 위에서 전한 수상 소감은 곧이어 무대 뒤 인터뷰로 이어졌다. 수상 직후 순서인 인터뷰 룸에 들어와 전 세계에서 모인 250여 명의 기자와 갖는 짧은 기자회견을 통해서다. 한국 매체로는 본지가 유일하게 인터뷰 룸에 초대됐다. 이날 첫 순서로 인터뷰 룸을 찾은 남우조연상(‘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수상자 자레드 레토는 상기된 얼굴로 자신의 트로피를 기자들에게 돌리는가 하면 장난스레 던지는 시늉까지 해 분위기를 띄웠다.

 케냐 혈통을 지닌, 모델 출신의 여우조연상 수상자 루피타 뇽(‘노예 12년’)은 모국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시상식 시즌 내내 케냐 국민이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줘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여우주연상의 케이트 블란쳇(‘블루 재스민’)은 털털하고 거침없는 말투로 기자들을 웃게 만들었다. 질문하기 위해 번호표를 흔드는 기자들을 보고 “지금 경매하는 거냐”고 농을 치며 인터뷰를 시작한 블란쳇은 “오늘같이 궂은 날씨에 드레스 입고 레드카펫을 걷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 “그래도 가뭄에 단비였으니 참고 넘어갈 수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대중의 기대가 커 압박감도 심했다”고 고백하며 “여배우로서 ‘블루 재스민’ 같은 영화와 역할은 자주 오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7개 부문 상을 휩쓴 ‘그래비티’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편집상과 감독상 트로피를 양손에 쥐고 인터뷰 룸에 들어와 “트로피가 두 개라 균형이 맞아 좋다”며 기뻐했다. 그는 “ ‘그래비티’는 철저히 샌드라 불럭의 영화다. 우리가 한 일은 그녀의 연기를 섬긴 것뿐”이라며 주연배우에게 영광을 돌렸다.

 브래드 피트는 최고 영예의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의 프로듀서 자격으로 인터뷰 룸에 들어섰다. 그는 “ 역사를 바로 알아야 현재의 우리가 바로 설 수 있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알게 되는 것”이라며 “그게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제작의 변을 밝혔다.

  아내 앤젤리나 졸리와 수상의 기쁨을 어떻게 나누겠느냐는 질문에는 “오늘만은 스티브 매퀸 감독이 내 파트너”라며 “‘노예 12년’ 팀과 멋진 밤을 보내겠다”고 재치 있게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LA 중앙일보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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