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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육신은 쓸모 없는 것, 중요한 건 여러분 군인들 그리고 국민이다|파리협정은 월남을 팔아 넘기는 것…그러나 미국은 서명을 강요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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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이 같은 직접적인 발표를 하게 된 데 대해 먼저 용서를 비는 바이다.
현 사태는 매우 긴박하다.
1972년 당시 공산 측의 전략은 명백했다. 그들은 정치적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군사적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나는「파리」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이것이 공산주의자들에게 월남을 팔아 넘기는 일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나에게 서명을 강요했고 나는 그 계획에 반대했다.
공산주의자들과는 어떤 형태의 협정도 맺어선 안 되는 것이며 이것은 여실히 입증되었다. 이것은 소련인·중국인·미국인, 심지어「키신저」도 할 수 없는 일임이 밝혀졌다.
미국이 우리를 지원했던들 우리는 월맹군에 버틸 수 있었고 지금 걱정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나와「닉슨」전대통령은 월남이 공산군의 위협을 받을 때 필요한 군사적 경제적 원조를 미국이 제공한다는 서면약속을 했다. 그런데「키신저」같은 사람이 우리국민에게 그처럼 파멸적인 운명을 안겨 줄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애연가는 담배를 환영할 것이다. 그런데 담배 한 상자를 준다는 약속을 5년간이나 지키지 않고 있으니 그 약속은 도대체 어떻게 되었는가? 빈 담배 상자를 잡고 5년 10년을 기다린다면 그러한 약속은 도대체 여러분과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경제원조만 해도 그렇다. 이른바 월남 화 계획만 해도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의 대내사정에 많은 난점을 야기 시켰다. 공산주의자들이란 도대체 월남을 돕자는 게 아니다. 그들은 5번이나 우리나라를 장악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월남은「파리」협정 따위의 국제협약 때문에 북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병사들이 진지를 함락 당하면 어디로 갈 것인가. 우리가 월남공화국을 포기하면 갈 곳이 없다.
공산주의자들은 중공으로부터 매일 원조를 받고 있지만 월남에 대한 서방의 원조는 날로 줄어들고 있다.
그들은 병력과「탱크」와 대포를 자꾸 남파했다. 미국이 그들의 약속대로 개입해 주었던들 우리는 그 많은 생도와 도시와 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는 탱크를 잃고 대포를 잃었다. 미국인들에게 묻나니 그대들은 어찌하여「파리」협정에서 약속한대로 우리에게 총과 탄약과 탱크를 대주지 않았는가?
나는 이재 현 사태와 이에 대한 동맹국의 조처를 밝혔다. 나는 아무 것도 숨김없이 모든 걸 털어놓았다.
우리가 잃어버린 일부 땅을 되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분, 총을 버리지 말라. 우리 다같이 전열을 재정비하여 우선 3군단과 4군단지역만이라도 되찾아 보자.
여러분이 진지를 버리고 총을 버리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티우」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잠시 말을 멈추고 입술을 물면서 그리고 분명히 눈물을 삼키면서 사임을 발표했다)
이 자리, 이 국회의사당에서 나는 대통령직 사임을 발표한다. 여러분의 안녕 을 빈다.
헌법절차에 따라 나는「후옹」부통령에게 권한을 이양한다. 나는 나의 대통령 재임 중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잭임을 진다. 새 대통령을 존경해 달라. 그리고 난 정치적 혼란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나의 육신은 쓸 무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 군인들, 그리고 국민이다. 내가 언제 여러분과 다시 살게 될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그날을 기다리겠다. 성공의 정신이 회복되길 빈다.
68년 미국은 우리에게 소위「해방군」에게 권력을 주라고 강요했다. 나는 반대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그리고 정권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은 사람이면 미국정부에 물어 보라. 68년에 무슨 일이 일어 났는 가를.
나는 그때 미국의 계획대로 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고 경고했다. 이제 그때의 내 말이 무슨 뜻이었던가를 여러분은 알게 되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대안으로 내가 72년1 0월26일 비행기로 월남을 떠나려 했었다. 나는 월남인들에 의해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 하지만 그런 위협은 무섭지 앉았다. 난 조국의 자위를 걱정했다.
미국이 우릴 돕지 않겠다면 떠나가게 내버려 두라. 갈 테면 가라. 인도적 약속을 망각하게 버려 두라. 아무리 감수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지라도 우린 어른이다.
미국인들이 우릴 돕지 않음으로 해서 우린 계속 모욕을 당할 것이다.』
「티우」대통령의 연설은 21일 하오7시45분(현지시간)에 시작되어 9시25분까지 1백 분간 계속되었다. 그는 연설도중 자주 연단을 두드렸다.
그는 또「후옹」신임 대통령의 선서식을 전후하여 그를 얼싸안고「키스」하기도 했다.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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