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은 민주당, 경기는 안철수 신당은 자리 나눠갖기 위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오른쪽)이 2일 오후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당선 될 경우 2017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 옆은 부인 김영명씨. [김형수 기자]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2일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2017년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출마선언식에서다.

 정 의원은 “서울 시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심장, 수도 서울을 힘차게 고동치도록 저의 땀과 눈물을 바치겠다”며 “당선된다면 주어진 임기를 지키면서 서울시민과 기쁨과 어려움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발전은 중앙정부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며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밝혔듯이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나아가려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저 탈만 없으면 되는 무사 제일주의는 안 된다. 듣기만 하는 경청이 또 무슨 소용이냐”며 박원순 시장을 간접비판하기도 했다.

 -출마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1인당 국민소득 지표가 광역단체 중 5위로 떨어지는 등 서울의 활력이 줄어드는 것 같다. 창조경제시대에 등잔 밑이 어두운 게 아닌가 싶었다. 이렇게 방치해선 안 된다. 또 출마하는 것이 선당후사(先黨後私)하는 것이란 얘기를 들으며 심사숙고했다.”

 -정 의원이 출마 선언하는 날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야당이 선거에서 불리하다고 느끼니 (창당선언을) 한 것이다.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자리를 서로 나눠 갖자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장은 민주당 쪽에서 차지하고 경기지사는 안철수 정치연합 쪽에서 차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초공천 폐지를 하겠다고 하지만 핑계라고 보인다. 서울시장 후보를 내자니 그렇고, 안 낼 수도 없는 안 의원 쪽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안 의원의 새 정치라는 것이 이렇게 무너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 대한 평가는.

 “좋은 분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선출직에 도전하시는데 준비 잘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만약 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김황식 전 총리께서 준비하신 여러 가지 좋은 정책을 잘 반영하도록 하겠다.”

 -현대중공업 주식의 백지신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인가.

 “분명히 여러 번 말씀드렸다. 법에 있는 대로 할 생각이다.”

 -시장 출마 선언은 대선 불출마 선언인가.

 “2017년 대선인데, 서울시장 임기를 마치겠다.”

 -당내 경선에서 기존의 경선 룰을 지킬 건가.

 “저도 왜 의견이 없겠나. 당심 절반, 민심 절반이라는데 민심과 유리된 당심이란 건 있을 수 없다. 친이, 친박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아직도 갈라져 있다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다. (친박계가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경선을 왜 하는 건가. 본선에 나가서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다. 오늘 봐서 경쟁력이 없는 후보가 내일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출마선언식엔 서울지역 진영·김용태 의원과 안효대·조해진·신의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을 계기로 경선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물밑 접촉도 활발하다. 정 의원의 부인 김영명 여사는 26일 친박계 서청원 의원의 집을 찾아가 “많이 도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서 의원의 부인인 이선화 여사는 “경선을 통해 당 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턴 적극 돕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미국에 체류 중인 김 전 총리는 14일 오후 6시에 귀국할 예정이다. 4월 중순까지 버클리대에 머무르며 한국법센터 출범을 도울 계획이었지만 출마선언을 위해 한 달가량 귀국 시점을 당겼다.

글=김경희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