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비 초상화를 발견 불서 발간된 고서서-진본여부 확인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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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한말 민비의 초상화가 77년 전 「프랑스」에서 발간된 「비에카르드·라게르」의 「라코레」(한국)라는 책 속에 실린 것이 밝혀졌다는 일부보도에 대해 국내 사학자들은 확실한 고증을 거치지 않고는 민비의 초상화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강대 이광린 교수는 14일 『민비의 사진 또는 초상화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나왔으나 그때마다 고증결과 모두 다른 것으로 드러났고 또 「파리」의 고 서적상에서 나왔다는 「라게르」의 저서 또한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이 책은 한국연구원 등 국내에도 여러권 있고 이미 10년전에 소개된바 있다』고 말해 이를 민비의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밝혔다.
또 학계는 민비가 사진 찍기를 극히 싫어해 지금까지 사진이나 초상화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고 또 구한말 외교관으로 있었던 「헐버트」박사의 한국관계 저서와 사학자 정도빈씨의 저서에도 민비의 것이라는 초상화가 실려있으나 이들 역시 궁궐 안의 복장을 소개하기 위해 궁녀의 사진을 쓴 것으로 밝혀졌었다고 말했다.
고종황제의 초상을 그린바있는 김은호 화백은 『민비 시해사건 이후 황제께서 민비의 초상이나 사진이 한 장도 남아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했음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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