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던 북괴노동당원 귀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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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판문점=최정민 기자】20일 북괴 측 요청으로 열린 제3백 61차 군사 정전위원회에서 헨리·S·모건 UN측 대표는 74년 9월5일 서부전선에서 북괴의 땅굴을 파다가 귀순한 김부성 (35)의 비디오·테이프를 틀어 가면서 땅굴사건을 신랄하게 비난, 새로 발견된 터널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판문점 군사정전위 감시소조를 통해 공동조사 할 것을 제의했다.
모건 소장이 폭로한 비디오·테이프에 따르면 김부성은 72년 5월부터 땅굴을 파는데 가담했으며 자신이 판 땅굴은 판문점 서남쪽 4㎞에 지하 50m로 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이 땅굴을 파던 74년 5월까지 이 땅굴은 군사분계선 남쪽 2백m지점까지 내려와 있었으나 자신이 당에서 실수를 저질러 출 당케 돼 귀순했다고 밝혔다.
김은 또 이러한 땅굴은 개성·고낭포·평양 지역 등 동서부전선 지역에 여러 개 구축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은 또 작년 고낭포에서 발견된 땅굴은 규모가 작은 초기의 것으로 그 후부터는 지하 50m정도의 대형 땅굴을 뚫고 있다고 밝혔다.
북괴노동당 연락부 53연막 소 3반장이라고 밝힌 김은 자기가 병원에 있을 당시 자기의 김일성 기강을 도료의 시계와 바꿨다가 발각돼 당에서 쫓겨났으며 당에 있을 당시 남파간첩호송안내원으로 일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은 땅굴을 팠을 때는 착암기를 담당하고 있었고 지상에까지 폭음이 돌릴까 봐 외부에서도 동시에 다른 폭발물을 터뜨리며 작업했다고 폭로하면서 자신이 팠던 땅굴은 당시 2백m까지 만은 확인했었지만 그 이후는 모르며 아직은 남한 쪽에서 발견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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