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탈영병 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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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파주=신종수·정일상·양영훈 기자】 M-16 자동소총과 실탄 90발을 갖고 경기도 파주군 금촌읍 맥금리 조재현씨(41)집에 침입, 조씨의 부인 이옥수씨(39)를 사살하고 군·경과 대치했던 탈영병 이학신 일병(23)은 윤락여성 김 모양(26)을 인질로 6시간동안 버티다 탈영 17시간 만인 하오 5시30분쯤 잡혔다. 이 일병은 이날 하오 3시까지도 군 수색대가 들여보낸 임시전화를 통해 욕설을 퍼부으며 자수 권유를 완강히 뿌리 쳤으나 하오 4사45분쯤 서울에서 급히 달려온 외삼촌 이현술씨(39)가 빵과 「콜라」를 갖고 들어가 『네가 이러면 이로울 것이 뭐냐』고 울면서 설득하자 심경변화를 일으키기 시작, 총을 방바닥에 놓은 채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 이 일병은 하오5시30분쯤 김씨가 잽싸게 총을 들고 방문을 나서자 체념한 듯 뒤쫓아 걸어나왔다. 이 일병은 중대장 김배철 대위와 눈길이 마주치자 핼쑥한 표정으로 거수경례를 하고『미안합니다』며 순순히 군「지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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