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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총련 내에 권력암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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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특파원】재일 조총련 내부에서 의장 한덕수의 지도체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한은 지난 2월말 비판적인 조총련 중앙 및 지방간부 약40명을 해임 또는 좌천시키고 이와 관련해서 30명을 이동 조치하는 등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했음이 5일 밝혀졌다. 또 이에 맞서 조총련 중앙정치국장 맹동호 등은 부임을 거부하는 등 한덕수의 조치에 반발, 김병식 사건 이후 꾸준히 계속돼온 조총련 내부의 권력암투가 또다시 표면화하고 있다고 정통한 일본의 관계소식통이 전했다.
이러한 숙청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정치국장 맹동호가 「니이가다」(신석)에 기항한 북괴 만경봉호에서 북괴간부에게 한의 공명주의·개인 영웅주의 등을 비판한 것이 불씨가 되었다. 이 때문에 조총련조직의 수석국장인 맹이 지방 현 본부로 좌천되고 정치국 제3부장 김경철은 사회국 부장으로 격하되는 등 정치국의 대폭개편이 단행되었고 조선청년동맹 출신자를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지방조직에까지 파급되고 있는 반대세력에는 맹과 김을 포함. 선전국제1부장 김공호, 동경본부 수석부위원장 이종활, 동경도 교육부장 오원수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병행해서 최근 조총련 내부에는 북괴에 대한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한 예로 ①최근 북괴를 방문하고 돌아온 조직원들 중에는 자녀를 일본학교로 진학시키는 경향이 늘고 있고 ②조총련계 학생 북한 방문단이 평양에서 소지품을 대량 도난 당한 사건이 있었으며 ③조총련계 교포들이 북송가족의 소식을 얘기할 때 『수령님 덕분에 몸이 줄어 건강해 보이더라』는 풍자적 얘기가 유행하며 ④조총련계 학교에서 김일성 초상화의 눈 부분을 도려내는 등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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