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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 잘 끼웠네, 박인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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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박인비

“우승은 못 했지만 기대 이상의 출발이라 만족해요.”

 경기를 마친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첫 시험을 잘 치른 학생처럼 표정이 밝았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27·스웨덴)에게 2타 뒤진 준우승. 그러나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제외하고는 시즌 첫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첫 대회라 긴장이 많이 됐다. 경기 감각을 찾는 게 목표였는데 준우승까지 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시즌 첫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 선전했다. 박인비는 23일 태국 촌부리 시암골프장 올드 코스에서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로 2위에 올랐다.

 2009년을 끝으로 우승이 없는 노르드크비스트는 최종일 박인비를 만나 긴장했다. 9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더블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불안한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10번 홀(파5) 5m 버디 이후 완전히 살아났다. 10번 홀부터 16번 홀까지 7개 홀에서 5타를 줄이면서 5년 만에 통산 세 번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4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중반까지 무섭게 몰아붙였다. 10번 홀까지 4타를 줄여 1타 차 2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11번 홀(파4) 벙커샷이 홀 왼쪽을 살짝 스쳐 지나 파가 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3번 홀(파4) 버디에 이어 15번 홀(파4·316야드)에서 티샷을 원온시켜 반전 기회를 잡았지만 이글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추면서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날 노보기 플레이를 펼쳤을 만큼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박인비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내가 못했다기보다 노르드크비스트가 너무 잘했다”고 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적지 않은 변화를 시도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클럽을 바꾸고 트레이너와 물리치료사가 있는 호주로 동계캠프를 옮겨 전지훈련을 소화했다. 5주간의 강도 높은 체력훈련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체중은 2㎏ 줄여 지난해보다 몸상태가 더 좋아졌다. 박인비는 “샷보다는 체력이 시즌 성적의 열쇠가 될 것 같다”며 “7월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커리어그랜드슬램을 꼭 이루고 싶다. 시즌이 끝날 때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인비의 출전으로 진정한 라이벌 경쟁이 시작됐다”고 큰소리쳤던 세계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은 8언더파 10위로 박인비에 못 미쳤다. 세계랭킹 3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는 9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다.

촌부리(태국)=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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