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버해협 해전터널 공사 영의 포기로 다시 암초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파리=주섭일 특파원】최근「런던」에서 확정된「도버」해협 해저「터널」공사계획을 영국의「윌슨」정부가 폐기했다는 소식은 전「프랑스」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20일「앤튼·크로슬랜드」영국 환경상이 의회에서 공식적으로「터널」공사 포기를 선언하자「지스카르·데스뎅」불 대통령은 긴급 각의를 소집하기에 이르렀다.
이「터널」은 역대 영·불 양국 지도자들의 꿈으로「나폴레옹」이 1802년 최초로 구상, 1차로 1820년에 공사가 시작됐으나 기술미비로 중단됐던 난공사였다.
「유럽」통합의 상징이 될 이 거대한 꿈은 영국이 EEC에 가입하게 된 것을 계기로 73년11월17일「퐁피두」「히드」가 건설계획에 조인함으로써 2차로 공사를 시작, 대「유럽」의 꿈이 실현된다고 전세계로부터 기대와 경축을 받았으나 다시 깨어진 꿈이 된 것이다. 영국이 표면으로 내세우는 포기 이유는「도버」와「런던」을 연결하는 철도의 부설비가 무려10억「달러」를 넘는 데다 대부분의 영국인들은 항공편·선편으로 연결되는「런던」∼「파리」의 교통이 전혀 불편하지 않아 막대한 돈을 이 단계에서 털어 넣는다는 것은 낭비라는 것이다.
주영「프랑스」대사로부터 보고를 받은「지스카르」는 18일 밤「카바이어」동산차관으로 하여금 영국의「크로슬랜드」환경상에게 설득 편지를 보내도록 했다.
「콩코드」제작 파동 때처럼 위기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윌슨」의 포기는 바로 석유「쇼크」의 경제적 위기 때문이다.
더우기「윌슨」은 섬사람으로나마 이 길을 원하는 전통주의자들과「도버」∼「런던」간의 환경을 해친다는 자연보호자들의 걱정스러운 반대자도 있어 바로 이것이 포기를 불가피하게 한 배경으로「파리」는 본다.
총 연장 50㎞의 대영제국을「유럽」과 연결하는 역사 이래의 숙망은 석유파동으로 인한 최초의 희생자가 되기에는 공사가 너무나 진척됐다는 것이 또한「파리」의 판단이다.
미「타임」지 보도로는 공사를 포기할 경우「윌슨」정부는「터널」하청업자에게 총2만∼3만「파운드」, 「프랑스」는 약1억∼1억5천만「달러」를 배상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프랑스」는 1981년「터널」개통에 때맞추어 추진중인「파리」∼「런던」, 「파리」∼「브뤼셀」간 초특급 전철선 공사도 중단하지 않으면 안될 뿐만 아니라「프랑스」북부 산업개발 계획에 큰 차질을 초래하게 됐다.
『「터널」중단의 국제적 책임은 영국이 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고「쉬라크」「프랑스」수상이 이미 못 박은 대로 앞으로 영·불간의 협조관계는 이를 계기로 더욱 그늘이 지게 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