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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개표 공정하다면 70%이상 반대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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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샌프런시스코=김건진 특파원】미국을 방문중인 김영삼 신민당총재는 23일 상오(한국시간) 숙소인「세인트프랜시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일체의 찬반토론을 금지하고 야당과 언론의 기능을 봉쇄한 상태에서 투표를 실시하는 국민투표법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신민당은 국민투표를「보이코트」할 방침이라고 밝히고『「보이코트」에는 투표거부와 반대운동이 둘 다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나에게 어떠한 불행과 시련이 닥쳐와도 끝까지 반대운동을 전개하겠으며 이 반대운동은 나와 신민당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정부가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공고한 것은 개헌의 필요성을 더욱 촉진시킨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국민들은 국민투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 스스로 대통령을 직접 선출할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워싱턴」「뉴요크」등 미국 동부지역에서의 강연회와 주요회담「스케줄」을 취소하고 귀국하기로 결정, 오는 27일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다음은 김 총재와의 일문일답 내용.
▲투표가 실시된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별로 의미 없는 추측이지만 투표와 개표가 공정하게 실시된다면 국민의 70%이상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확신한다.
▲현 사태에 대해 미국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미국을 비롯한 우방국들이 어떤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좋으나 그들에게 어떤 형태의 도움도 요청하고 싶지는 않다. 한 국민들은 스스로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할 능력이 있는 위대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 연설과 미 지도자들과의 약속을 모두 취소했는가=지금 취소하고 있다. 약속을 취소하는 절차만 해도 며칠은 걸릴 것 같다. 「하버드」대학의 연설과「키신저」국무장관, 「오글」목사와의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24일의「로스앤젤레스」강연이 끝나면 동경을 거쳐 서울로 돌아가겠다.
한편 김영삼 신민당 총재는 22일 저녁「힐튼·호텔」에서 1백30여명의 교포가 참석한 환영만찬회에서 연설했다.
김 총재는 연설에서『오늘의 사태는 민족적 불행이며 국가적 비극이기 때문에 국민 모두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고『국내의 모든 동포들이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에 참가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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