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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원장 등 5명 소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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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지검 유길선 검사는 15일 오염혈액 연쇄피해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 말썽이 된 채혈병 제조회사인 동한양행(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282의3) 생산담당상무 심관섭씨(44)를 소환, 채혈병의 제조납품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적십자중앙혈액원원장 손인배씨와 검사실 병리과장 김기홍씨, 적십자병원 정형외과의사 심웅석씨 등도 불러 채혈병 구입관리 및 집도경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 사건이 보도되자 도주한 동한양행 대표 김찬두씨(46)를 지명수배 하는 한편 말썽이 된 피를 사용하다 부작용 등을 일으킨 적십자병원 산부인과·일반외과의 담당의사들을 이날 중으로 불러 참고진술을 듣기로 했다.
서울지검은14일하오 동한양행이 지난해 11월23일 제조 납품한 채혈용기에 변질된 ACD액이 들어있는 것을 수거, 국립보건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작년 12월24일 적십자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사망한 최인행씨(25·경기도 김포군 월곡면 군하리111)의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시체해부를 의뢰했다.
검찰은 지금까지의 조사에서 지난 12월14일 적십자병원에서 첫 사고가 난 직후 병원장이 혈액원장에게 납품혈액 및 용기의 이상유무를 조사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에 따라 말썽이 된 11월23일자 납품된 용기에든 혈액 및 ACD액을 국립보건연구원에 감정의뢰 했는데도 보사부에서 이를 보고 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11일에야 뒤늦게 감정의뢰한 사실을 밝혀내고 관계직원의 직무유기여부도 아울러 조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동한양행이 지난해 11월23일 적십자중앙혈액원에 납품한 채혈용기는 모두 4백개로 이중 1백59개에 혈액이 채워져 전국의 병원에 납품되었다가 사고가 난 뒤 1백52개가 수거됐고 혈액이 채워지지 않은 2백41개는 모두 수거됐다.
수거된 빈병 중 상당수는 용기 속에 든 ACD액이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불순물이 떠있는 등 오염되어있어 그중 50개가 검찰에 의해 감정의뢰 됐으며 피가 채워진 1백51개는 그동안 냉장고에 저장되었으나 시효기간인 21일이 지나 세포가 파괴되었기 때문에 감정 불능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인행씨의 수술을 집도한 적십자병원 정형외과의사 심웅석씨는 최씨의 엉덩이뼈 교정수술을 할 때 모두 10병의 혈액을 사용했으나 그중 오염된 것을 어느 정도 주사했는지는 기억할 수 없으며 자신의 잘못으로 수술에 병발하는 사고인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심씨는 최씨 가족들의 고소로 현재 서울서대문경찰서에서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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