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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수수료로 장기투자 정착시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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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펀드 수퍼마켓’을 여는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는 “판매 수수료를 낮춰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장기투자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KRX매거진]

‘펀드 수퍼마켓’이 다음 달 말 문을 연다. 수퍼마켓 진열대를 둘러보며 쇼핑을 하듯 인터넷에서 1000여 개 펀드를 한눈에 비교해 보고 직접 가입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는 펀드에 가입하려면 판매사(증권사·은행·보험사) 지점을 직접 찾아가거나 각 판매사의 온라인 펀드몰을 이용해야 했다. 불편하기도 했지만 판매사마다 주로 취급하는 펀드가 달라 투자자의 선택권도 넓지 않았다. 종종 불완전판매 논란도 불거졌다. 펀드 수퍼마켓은 1992년 미국에서 처음 도입된 이후 호주·영국으로 확산하며 금융 선진국에선 이미 보편적인 펀드 가입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18일 차문현(60)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를 만나 펀드 수퍼마켓 활용법을 물었다. 유리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사장을 거친 그는 지난해 9월 대표로 선임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펀드 수퍼마켓이 탄생한 이유는.

 “2008년 120조원이었던 주식형펀드 수탁고가 올해 초 70조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펀드에 대한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운용사는 단기 실적에 매달리고, 판매사는 고객들에게 좋은 펀드를 추천하기보단 수수료가 많은 상품을 권한 탓이다. 다양한 펀드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객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채널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산운용사와 펀드평가사들이 공동 출자해 운영사인 펀드온라인코리아를 설립했다.” 

 -증권사나 은행들이 이미 온라인 펀드몰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점이 뭔가.

 “기존 온라인 펀드몰에선 살 수 있는 펀드 종류가 한정돼 있다. A라는 펀드를 어떤 증권사에선 파는데 다른 데선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고객 입장에선 선택지가 넓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운용사들의 공모펀드를 한자리에 모았다. 약 50개 운용사의 1000여 개 펀드가 진열대에 놓인다.”

 -펀드 수퍼마켓의 강점은.

 “저렴한 수수료다. 판매사가 받는 보수를 오프라인에서 팔 때보다 3분의 2가량 낮출 생각이다. 주식형 펀드로 비교하면 오프라인 판매보수가 보통 0.9~1% 정도인데, 우리는 0.3~0.4% 정도(채권형 펀드는 0.2% 내외)만 받는다. 기존에 나와 있는 온라인 전용 펀드(E 클래스)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펀드 수퍼마켓에서만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나.

 “펀드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려주거나 비슷한 펀드끼리 묶어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 이외에도 투자자들이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만들 예정이다. 펀드 포트폴리오 서비스도 시작한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등을 섞은 포트폴리오를 추천해 분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펀드를 팔면 불완전판매 소지가 커지지 않을까.

 “불완전판매는 상품 설명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생긴다. 펀드 수퍼마켓은 투자자가 스스로 고민해 가입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위험이 적다고 본다. 상품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고객들을 위해 콜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그래도 만약 불완전판매가 일어난다면 투자 원금 전액을 돌려줄 방침이다. 또 펀드 가입 이후 5일까지는 구매 철회도 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펀드를 사고팔려면 계좌가 있어야 하는데.

 “제휴를 맺은 은행을 찾아가 실명 확인을 하고 계좌를 만들면 된다. 이후 펀드 수퍼마켓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등록하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으면 펀드 가입을 위한 모든 절차가 끝난다. 제휴 은행 선정작업도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특별한 운영 목표가 있다면.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 수수료를 낮춘 것도 장기 투자 시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펀드 수익률을 표시할 때도 최근 1개월·3개월 수익률 대신 3년간의 수익률을 제일 먼저 보여줄 거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젊은 층에 조언한다면.

 “수익률을 1% 더 얻기는 어려워도 소비를 1% 줄이는 건 쉽다. 재테크에 앞서서 낭비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가를 체크하는 게 먼저다. 젊은 시절에는 주식투자에 집중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월급의 3분의 1은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 등 자신을 위해 쓰라고 권하고 싶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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