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병 결핵, 아직도 학교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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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결핵은 후진국형 질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국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한 해 4만 명 가까운 환자가 발생한다. 인구 10만 명당 78.5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7명)을 한참 웃돈다. 어린이나 청소년도 예외가 아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생 중 전염성 결핵 신고 환자가 542명이나 됐다. 전염성 결핵은 전체 결핵의 30% 정도를 차지하며, 기침할 때 가래에 결핵균이 함께 묻어 나 온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역학조사 내용을 봐도 그렇다. 역학조사는 전염성 결핵 환자 신고가 들어온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데 대부분 각급 학교였다. 지난해엔 고등학교가 30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대학교(290건)·군부대(127건)·중학교(93건)·어린이집 및 유치원(49건)·초등학교(33건) 순이었다. 질병관리본부 손현진 연구관은 “같은 공간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길수록 결핵 환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올해 전국 결핵관리 인력을 늘리고 중·고생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17개 시·도 254개 보건소에 결핵 관리인력 190명을 보강한다. 결핵 환자이면서도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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