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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안 전철 완공되면] 下. 천안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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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충남 천안 부동산 시장은 구도심 역세권과 신흥 역세권 사이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천안역 주변 상인들은 상권 중심이 지금의 경부선 천안역 앞 구도심에서 경부고속철도 역사나 천안 전철역사인 서부역 쪽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구도심 이면도로의 경우 벌써부터 상가시세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신흥 전철 역세권인 두정.서부역쪽 상가나 아파트는 기대 심리에 부풀어 오름세다. 땅값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후 빠지지 않고 있으나 거래는 한산한 편이다.

구도심 역세권은 바짝 긴장=천안역 앞쪽의 사직.성황.대흥.문화동 일대 구도심지 상가 시장은 요즘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부선 수원~천안 간 2복선전철의 천안역사가 지금 역출입구의 맞은 편인 서부역(신축 중)이어서 유동인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천안역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인 문화동 천안시청이 2005년께 경부고속전철역사 주변인 불당동으로 이전하게 되는 것도 악재다. 사직동 김기봉 공인중개사는 "사직동 중앙시장 코너쪽 상가는 평당 1천만~1천5백만원 정도로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이면도로의 경우 2백만~3백만원으로 여전히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재래시장 상가는 외환위기 전만해도 권리금만 1억원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아예 없는 곳도 있다고 인근 중개업자는 전한다.

천안역 앞 대흥동 상가의 경우 대로변은 평당 1천5백만~2천만원, 이면도로는 3백만~5백만원선으로 약보합세다. 천안역앞 K공인 관계자는 "불당.쌍용.두정동 일대 신시가지쪽으로 상권이 옮겨갈 것이란 우려감 때문인지 상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천안시 관계자는"시청이 이전하면 구도심지가 공동화하지 않도록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찾고 있으나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 역세권은 기대 부풀어=서부역쪽 와촌.봉명동이나 두정역 일대 상가나 아파트 분양권 값은 제법 올랐다. 서부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봉명동 일대 대로변 상업지역 내 상가는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30% 정도 오른 평당 5백만~6백만원, 일반주거지역도 2백50만~3백만원을 호가한다.

지난 1월 분양한 와촌동 신동아파밀리에 아파트 32.39평형은 로열층 기준으로 웃돈이 2천만원이상 붙었다. 인근 크로바공인 고인숙 사장은 "전철이 개통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이들 지역의 개발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정 역세권인 북부구획정리사업지구 내 아파트분양권의 경우 웃돈이 최고 3천만원 정도 형성돼 있다. 지난달 실거래가로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값은 내리지 않았으나 거래는 많지 않다.

두정역공인 이종목 공인중개사는 "이미 입주한 물량까지 포함하면 북부지구에는 총 1만3천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며 "불당지구와 함께 천안의 중산층 주거지역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지구 내 두정.성정동 일대에선 상가분양도 활기를 띠고 있다. 씨티산업개발 등 30여개 업체가 이들 지역에서 상가를 분양하고 있다. 분양가는 1층의 경우 평당 1천1백만~1천8백만원대다.

철도청은 오는 2006년까지 장항선 천안~장재(가칭.경부고속철도 환승역)~모산~온양온천간을 복선전철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철도청 관계자는 "천안~온양온천 구간이 완공되면 서울에서 출발한 전철이 온양온천까지 운행된다"며 "천안 일대 전철역 주변이 또다시 개발바람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땅값은 급등 후 숨고르기=땅값은 지난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한산하다. 직산역 주변의 자연녹지 논.밭은 평당 90만~1백10만원 선으로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20~50% 가량 올랐다.

직산읍 삼은리 대원공인 우금용 사장은 "지난해만해도 거래가 많이 이뤄졌으나 요즘은 문의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개발 기대심리 때문인지 팔려는 사람이 많지않아 값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환역 주변도 자연녹지는 평당 50만~6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나 거래는 한산하다. 성환읍 21세기부동산 오창수 사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매매가격을 너무 낮게 신고하면 시에서 현장조사를 나온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전략은=천안의 경우 땅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아파트는 투기지역으로 묶여 앞으로 단기적으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많다. 투자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매수세가 형성돼 추가로 값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는 이유에서다.

천안에 본사를 둔 동일토건 조재희 차장은 "그동안 행정수도 이전과 천철.고속철도 개통 재료로 일부 부동산 값은 호가만 부풀려져 거품이 형성된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발전가능성이 큰 만큼 멀리 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안=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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