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교정은 가까운 것부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흔히 사람들은 「유엔」총회의 문제라든지 국가의 경치권력기구에 관한 문제라든지 하는 등의 의식주와는 거리가 약간 먼일들은 열심히 걱정하면서 세금이나 수도료, 집의 건축문제 등 의식주와 가장 가까이 있는 작은 일들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까이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면 큰일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므로 모름지기 우리는 작고 가까운 것부터 관심을 가지고 만일 잘못된 일이 있으면 고쳐가도록 애써야 마땅하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11일자(일부지방 12일자) 중앙일보 7면에 보도된 기사내용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심각한 문제점을 우리에게 제시해주고 있다. 그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의 지난 5년간의 부정사례를 분석한 결과 그 비위의 유형은 13개 업무에 걸쳐 1백4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각 업무별 비위사례는 수도업무·청소업무·건축업무·세무업무 등 시민의 생활과 직접 관계되는 모든 분야가 총망라 되어있다. 그 많은 유형 중에서 가령 시민으로부터 받은 세금이나 수도요금 등 공금을 가로챘다는 일 같은 것은 「카인」의 후예인 인간들이 벌써 오래 전부터 발견해낸 수법이므로 별로 놀라울 것은 없다. 그러나 수도요금을 정할 때에 실지로 사용한 양을 검침한대로 점하지 않고 탁상 위에서 실지로 사용한 양보다 더 많은 요금을 물도록 정한다거나 당연히 오물을 수거해야할 사람이 그 책무를 다하지 않다가 「팁」을 주면 비로소 수거해준다든지 하는 일이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고는 실로 불쾌하기 짝이 없다. 원래 사람이 생활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은 의식주이다. 그리고 모든 정치나 행정은 기본적으로는 국민들의 의식주생활을 불편함이 없게 함에 그 목적을 두고있는 것이리라. 우리의 의식주생활과 가장 가까운 일부터 고쳐나가기 위하여는 정부로서는 일선행정을 맡은 사람의 봉급을 올려주는 한편 감독을 철저히 하여 그들로 하여금 국민의 생활에 부족함이 없게 보살펴 주게 힘써주어야 할 것이고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 역시 지금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채찍질하여 바로 잡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