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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감각 잃은 한국의 가요계|가요창작인「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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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청우회(회장 나음파)주최 가요창작인「세미나」가 지난31일 하오 청소년회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세미나」에서는 최경식씨(경음악 평론가)가「한국가요의 현실분석」, 나음파씨(작곡가)가 그「한국가요의 진로」를 발표, 가요창작 인들의 분열과 무능을 비판하고 유행에만 급급한 가요 인들의 태도를 스스로 반성했다.
▲「한국가요의 현실분석」(최경식)=최근 한국의 가요계는 외국과 달리 불황·침체 속에 허덕이고있다. 가요창작 인들은 단결로서 이러한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최근의 가요계에는「히트」곡이 없다. 종래의「히트」곡이 10만장 내외의 음반이 팔린 데 비해 요즘은 3천∼4천장이라도 나갔으면 하고 바라는 실정이다.
이것은 음반「메이커」들이 선전매체의, 다양한 변화와 세대격차에서의 기호변화를 무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오늘의 대중가요는 음악적인 것도 중요하지만「히트」의 요인은 가사에 더 달려 있다.
그러나 작사자들은 1편에 3천∼4천원 밖에 못 받으며 가요가 방송될 때 정당한 방송료는 커녕 작곡자·작사자 이름도 밝혀지지 않는 것은 그들이 권리행사에 너무도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가요 인들은 또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있다. 어느 곡이「히트」했다하면 그「스타일」에만 맹종하고 있다.
우리 가요계의 현실은 특히 저질의 외래음악에 대한 관용과 순수음악에 대한 신성시로 문학적 사대주의 속에 빠지고 있다.
▲「한국가요의 진로」(나음파)=토속적이고 한국적인 가요창작 문제와 가요창작 인들의 경제적 타개가 중요하다. 현재 작사료와 작곡료가 각각 3천5백원, 편곡료가 3천원인 고료는 7년 전에 책정된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1만원은 돼야한다.
가요창작의 방향은 외래 대중가요를 누르고「히트」할 수 있는 토속적인 것이 바람직하며 그런 데로 눈을 돌려야한다.
요즘「아마추어」적인 통「기타」들이 각광을 받게된 원인도 반성해 보아야 한다. 천편일률적인 타성과 무분별하게 외국「무드」만 맹종한 결과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가요창작 인들은 긍지를 갖고 진지하게 창작을 해야한다. 안이한 사고방식을 경계하고 대중의 정서를 의식, 책임을 느껴야하며 일시적인 대중의 호기심에만 영합하지 않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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