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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안압 측정으로 녹내장 미리 알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40세 이상이 되면 혈압에 신경을 쓰게되고 몸에 별 이상이 없어도 병원에 가서 혹시 혈압이 높지 않나 하고 진찰을 받는 일을 흔히 보게된다. 그러나 눈이 좀 불편하게 되어도 안압이 높아졌느냐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 같다. 사람의 눈알은 꼭 공과 같아서 과히 말랑말랑하지도 않고 단단하지도 않은 상태에 있는데 이 눈알에 물이 많이 괴어서 단단하게 되는 병이 있어 이는 꼭 공 속에 너무 공기가 많이 들어가 그 속의 압력이 높아져 단단하게 되는 것에 비교할 수 있다.
이런 병을 녹내장이라고 한다. 이렇게 부르는 것은 안압이 심히 높아져 각막이 녹색을 띠게 되기 때문이다.
이 녹내장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한말로 말하면 정상상태에서는 눈알 속에는 특수한 액체가 생산되고 또 그만큼 눈알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눈알 속에 남아있는 액체의 양은 거의 일정하다. 그러나 빠져나가는 구멍이 막히면 눈 속에 정정액체가 괴게되어 단단해지고 안압이 높아진다.
그러면 눈 속의 혈관이 그 높은 압력 때문에 눌려서 피가 제대로 통하지 못하므로 자연히 눈 속의 여러 가지 부분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며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망막이라는 가장 중요한 것이 죽게 된다. 망막이 죽으면 시력도 이에 따라서 나빠지게 마련이다.
이 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눈이 몹시 아프고 머리도 아프며 속이 메시껍고 구토증이 있어 내과를 찾아가게 되는데 위병으로 잘못 진단 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급성형은 24시간 이내에 빨리 대책을 세워야지 이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렵게 된다. 이에 반해 서서히 안압이 올라가는 만성형은 눈이 아프다든지 하는 증상이 없어 환자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증상이 악화된다. 따라서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대부분 많이 나빠진 상태로 되어있어 치료에 힘이 든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40세 이상 사람들의 2%가 이 병을 가지고 있다고 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혈압만큼이라도 안압에 관심이 있다면 혈압검사와 동시 안압도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
녹내장과 비슷한 백내장은 동자가 하얗게 되는 병인데 대부분이 노인성인 병으로 비교적 보통사람이 주의하여 보면 발견이 그리 어렵지 않다.
결국은 수술을 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시력은 회복이 되니까 과히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안경을 쓴다든가 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고 적당한 시기가 올 때까지 기다려 수술 받을 수밖에 없다. 윤원식(서울대의대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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