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잇단 불상사 서글픈 전국체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나친 승부 욕과 대회운영의 무성의로 제55회 전국체육대회는 전례 없던 각종 불상사가 잇달아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큼직한 사고만을 훑어보면 11일「마라톤」귀로가 갑자기 바뀌어 선수가 뛰는 거리도 모른 채 참고기록에 끝나는 「마라톤」사상 첫 오점을 남겼는가 하면 10일 양궁여고부 경기에서 기록조작사건으로 개인 기록이 체전소청위원회에서 몰수되기도 했고 단축「마라톤」은 「택시」타고 달린 선수가 적발됐다.
또한 11일 하오 대농체육관에서 열리던 배구여대 부 준준결승전인 경북대-광주실전 경기에서 광주실전의 서춘자 선수가 부정선수라고 몰수「게임」이 선언된 데 이어 전남 측의 불복농성과 체육회의 재 경기 결정, 이에 대한 경북대의 불응 등 각종사건이 잇달아 체전개막이래 최대말썽을 빚고 있다.
따라서 배구경기는 11일 하오1시40분부터「게임」이 중단, 12일 상오9시에 재 경기를 갖도록 되어 있으나 12일 11시 현재까지 경북대의 불참으로 재개치 못하고 있다.
말썽이 된 광주실전의 서춘자 선수는 실업「팀」인 선경합섬으로부터 이탈된 시기가 2년 미만으로 주심 이홍진씨가 제3「세트」도중 부정선수로 인정, 몰수「게임」을 선언하자 l백여 전남선수단은 체육회 사전검열에 통과된 유자격 선수라고 집단항의를 제기, 난투극을 빚을 뻔하기까지 했다.
이 사태로 배구협회 이 사진은 피신하는 소동을 빚었고 체육회가 이를 중재, 사고발생 3시간만인 11일 하오5시에 12일 재 경기를 갖도록 결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경북대는 몰수「게임」선언으로 이미 경북승리가 확정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장충단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씨름은「게임」마다 난투극 일보전이며 신일고에서 열리는「하키」경기장은 부산 동여고와 전북 진안종합고 선수들이「스틱」을 휘두르는 난투극을 벌였고 「핸드볼」에서도 서울이대가 전남고려「시멘트」와의 판정에 불복, 몰수「게임」을 당하고 말았다.
또한 일부 유명선수들이 소속 시-도 체육회 측에서 약속된 금품을 안 준다거나 대우가 나쁘다는 등의 이유로 출전을 거부, 말썽을 빚고 있다.
경북의 씨름·「레슬링」선수인 박범조(22·영남대)는 상금이 걸린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끝내 자취를 감추었고 한국「마라톤」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전남의 문흥주(건국대)는 돈을 안 준다고「마라톤」출전을「보이코트」했다.
한편 야구일반부경기에서 모선수단은 이기면 선수 한사람에 5천 원씩 주겠다는 임원들의 약속에 분발, 결국 승리를 거두고 좋아하는 모습은 관계자들을 서글프게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