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연구자료 수집 위해 귀국-음성과학 김석연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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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71년 도미, 미 「뉴욕」 주립대학 (「버팔로·캠퍼스」)에서 음성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서울대 김석연 교수 (국어학)가 박사 논문 마지막 자료정리 차 지난 달 일시 귀국했다. "우리의 훈민정음이 과학적인 글자라는 것을 음성학적으로 파헤쳐 봤어요."
김 교수는 "훈민정음의 음성 과학적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미 실험연구를 끝낸 결과 "훈민정음의 자음 17자의 기원을 명백히 밝혀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훈민정음의 기원에 대해선 1940년에 발견된 "해례본"을 중심으로 연구해왔으나 음성 과학적인 면에서 이를 언어학자들이 벌써부터 큰 관심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언어학자들이 세계언어의 보편성을 찾으려는 노력에 이번 이 연구가 하나의 실례로서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15세기에 이렇게 음성학적으로 완벽한 글자를 만들어냈다는 데에 많은 학자들이 감탄하고 있어요." 그는 "우리 한글만큼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스런 것이 없다"고 못박아 얘기했다. 이번 그의 연구에서 밝혀진 이 법칙은 세계 어떤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학적이라는 것이다.
52년 서울대 문리대 국문과를 졸업, 대학원을 나온 후 줄곧 서울 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던 김 교수는 지난 67년 「뉴욕」대 교환 교수로 갔다가 음성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 미 「뉴욕」 주립대 철학교수로 있는 부군 맹가경 박사와 따님 등 세 식구가 살고 있는데"40이 넘어 힘든 공부에 부닥치니 더욱 힘이 솟는다"고 앞으로 박사 논문이 끝나면 그의 한글연구를 세계 학계에 알리는 일을 하겠다고 말한다. <윤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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