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50대 맞벌이 부부, 노후 준비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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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Q 서울 강남구에 사는 박모(50)씨. 중소기업 직원으로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맞벌이를 한다. 부부의 한 달 수입은 800만원, 모아놓은 자산은 16억원가량 된다. 자녀는 군입대를 앞둔 아들 하나다. 교육비가 크게 들지 않아 월수입 가운데 생활하는 데 쓰고 200만원이 남는다. 자산은 대부분 아파트 등 부동산이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 부부가 4~5년이면 모두 퇴직하는데, 노후를 위한 자산운용은 어떻게 하는지 물어왔다.

A 자산운용에서 투자를 꺼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최근 수년간 주식시장의 침체로 투자는 위험하다는 선입견 탓이다. 그러나 노후자금 같은 중장기 목적 자금은 투자를 통해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은행 예금은 안전하긴 하지만 수익을 올리겠다는 생각을 접어야 한다. 금융투자를 안 하는 것은 물가상승을 고려한 기회비용 측면에서 손실이다. 금융시장의 침체와 회복 사이클은 반복돼 왔고,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물가상승분 이상의 보상을 돌려준다.

 박씨네는 더 이상 현금자산을 고집해선 안 된다. 투자라고 해서 꼭 위험한 건 아니고 안전하면서도 수익도 내는 상품이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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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F에 월 100만원씩 적립을=매달 남는 돈 200만원 중 100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적립식 투자는 장세에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불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소 3년 이상 유지하도록 하자. 적립식 펀드는 ETF(상장지수펀드)를 추천한다. 인덱스 펀드도 괜찮지만, 거래비용 측면에선 ETF보다 못하다. 은행에 넣어둔 2억원도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자. 투자상품의 기초자산이 관건인데, 중국의 위안화 같은 주식이 아닌 자산을 편입하는 DLS(파생결합증권)가 적당해 보인다. 만기는 보통 1년이나 1년6개월짜리가 많다. 만기 때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기준시점 대비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수익이 나는 구조다. 언제 가입하느냐에 따라 약정 수익이 변동하겠지만 원금보존형의 경우 연수익률이 대략 5% 남짓이다.

 ◆오피스텔 2채, 월 150만원 수입=집은 거주뿐 아니라 노후준비용으로도 쓸 수 있다. 맞벌이를 하면서 어렵게 장만한 강남의 아파트는 최근 7~8년간 가격이 내리막길을 걸어 지금은 13억원 정도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박씨네는 이 집을 팔아 작은 곳으로 옮기고 수익형 부동산을 사고 싶지만 매각하면 손실이 발생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만약 전세를 놓는다면 7억원을 받을 수 있고,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230만원가량 나온다.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거래가 부진한 요즘 같은 시기에 사두는 게 좋다. 아들이 군입대를 하면 넓은 아파트가 굳이 필요치 않다. 팔지 말고 전세를 놓은 다음 작은 집으로 옮기면서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는 게 좋겠다. 임대보증금 7억원 가운데 4억원으로 전셋집을 구하고 차액 3억원으로 오피스텔 2채를 구매해 임대수입을 만들도록 하자. 위치는 강남이나 마곡지구가 좋아 보인다. 강남 아파트의 매각 시점은 부동산 경기가 본격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는 2015~2016년이 적절하다. 오피스텔 임대수입은 수익률 연 6% 기준 월 150만원 정도 예상된다.

 ◆부부의 국민연금 289만원=퇴직 후 국민연금을 탈 때까지의 소득공백기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박씨네는 임대수입과 이미 가입한 개인연금 등으로 회사를 떠나는 55세 이후 300만원, 60세부터는 400만원의 소득이 매달 발생한다. 여기다 63세부터는 부부가 국민연금으로 289만원을 타게 돼 노후자금은 월 700만원 가까이 된다.

따라서 노후는 물론 소득공백기도 별 걱정 없이 넘길 수 있다. 다만 임대수입은 부동산 경기에 따라 변동성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균형 있는 소득 흐름을 위해 잉여금 100만원으로 변액연금을 들어두자.

서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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