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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장학기금에 전 재산 희사한 두 할머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슬하에 혈육 없이 외롭게 살아온 85세의 할머니와 68세의 할머니가 각각 푼푼이 모은 전재산을 털어 마을의 소방차 구입기금과 장학기금을 마련했다.
경북 상주군 화서면 달천리 40 오두막집에서 여생을 살고 있는, 김진찬 할머니(85)는 지난달 20일 자신의논 2천3백11평(싯가3백50만원)을 화서면 의용 소방대(대장 김문석·53)에 기증하고 『적은 돈이지만 소방차를 사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서 의용 소방대는 일제 때부터 있었지만 낡아서 쓰지도 못하는 수동식 「펌프」 2대뿐 불이 나면 물동이로 물을 날라 끼얹는게 고작이었다. 김 할머니의 도움을 받은 김대장과 대원40명은 지난1일 서울에서 소형 삼륜 소방차 1대를 70만원에 구입, 오는20일 전 주민들이 보는 가운데 시범을 보이기로 했다.
김 할머니는 17세 때 결혼, 22세매 남편을 사별하고 외아들 봉식군을 혼자 키워왔는데 외아들마저 6세 때 집을 나가 소식이 끊기고 말았다. 김 할머니는 품팔이·식모 살이·삯바느질을 하면서 푼푼이 모아 농토를 마련했다.
화서 의용 소방대는 김 할머니의 여생율 맡기로 하고 부대장 김재춘씨(49)가 집으로 모셔갔다.
한편 충남 서산군은 산면 가좌리 유윤아 할머니(68)는 12일 전재산인 논2천7백평·밭1천8백명·임야 2천8백평 등 싯가7백만원 어치를 마을 남중국민학교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슬하에 자식이 없는 유 할머니는 지난2월 별세한 남편 한우성씨의 유언에 따라 유산을 모두 기증했다. 학교측에서는 유 할머니의 높은 뜻을 받아 장학회를 구성하고 교문 옆에 공적비를 세우기로 했다. <김천=박상하 기자·대전="박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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