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빙서류 떼는데 헛걸음? 대학 편의주의 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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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이념인 한의학의 세계화를 기치로 혁신과 번영의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10일 취임한 대구한의대 제7대 변창훈(51·사진) 총장은 대학의 위기를 의식해선지, 혁신을 유난히 강조했다. 변 신임 총장은 취임사에서 “현재의 자신을 깨지 않고는 대학의 앞날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관행적인 행정 편의주의, 습관적인 매너리즘, 콘크리트처럼 굳어 있는 구성원의 의식구조를 파괴할 때 대학 혁신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졸업증명서·성적증명서 등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증빙서류를 사례로 들었다. 학생은 서류를 떼 당장 제출해야 하는데 발급창구는 정해진 업무시간이 지나면 예외없이 문을 닫는다. 이는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관리 편의주의라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쌓인 이런 사소한 관행부터 하나씩 고쳐 나가는 걸 혁신의 출발로 설정했다.

 혁신과 함께 지역이 필요로 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다짐도 내세웠다. 우선 한의대의 특성을 살려 지역 한방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소백산 등 백두대간에서 생산되는 한약재의 효능을 검증하고 이를 토대로 판로도 개척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총장 직무대행을 맡은 이후 이철우 국회의원과 정태일 한국OSG㈜ 대표이사 등 지역 정계와 산업계를 대표하는 인사를 명예총장으로 위촉했다. 이들로부터 지역을 위해 할 일을 배우고 고견을 듣기 위해서다.

 변 총장은 영남대 건축공학과를 나와 미국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건축학 석사를 거쳐 영남대에서 건축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대구한의대 건축토목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산학협력단장·미래발전기획단장·교학부총장 등을 지냈다. 대학설립자 변정환(82) 박사의 둘째아들이다.

대구=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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