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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휩쓰는 이상기상 경제 「패턴」을 바꾸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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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특히 70년대에 들어 이상기상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60년을 「피크」로 한냉화가 계속되면서 강우 불안정 현상이 증대되고 있다. 금세기 말까지는 저온시대가 계속되며 80년부턴 강우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보아서 지구의 온난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점차 빙하시대로 들어간다는 주장까지 나오고있다. 기상의 변화는 인간생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오히려 인간문명이 자연조건의 영향아래서 성쇠를 거듭해 왔다해도 좋을 것이다. 단기적으로 보더라도 기상변화는 생산소비 「패턴」을 바꾸어놓는다. 최근의 이상기상이 실제 인간의 경제활동에 어떤 영향으로 나타나고있으며 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기온·강우복합형 「비즈니스」로서 기상에 가장 예민한 영향을 받는 것은 역시 농업이다. 근년에 들어 이상기상 때문에 농업생산이 큰 타격을 받고 이는 세계적인 곡가 파동으로 나타났다. 「유엔」의 전망에 의하면 서기 2000년엔 세계인구가 현 37억에서 65억으로 늘어난다. 자연 식량도 그만큼 늘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65억명의 세계인구를 먹어 살리는 일은 식량의 생산·수송·배급 면에서 일사불란한 「하머니」를 필요로 한다. 만약 세계적인 흉작이라도 드는 날이면 그야말로 파국적인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그런데 최근의 기상은 심히 불안정하여 식량의 안정적인 생산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앞으로 돈이 있다고 해서 식량을 꼭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벌써부터 각국은 식량자급을 서두르고 있으며 때문에 농업부문이 전략산업으로 점차 각광을 받고있다. 또 기업들도 식량의 유망성에 착안, 기업농·기업축산 부문에의 본격적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는 소비·생산 양면에서 기상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우선 생산 면에서 전력 「코스트」는 강우량에 좌우된다. 원유가의 폭등 때문에 앞으로 수력발전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데 수력발전은 풍부한 유수량을 필요로 한다.
앞으로 세계적인 강우량의 증대가 예상되고 있으므로 수력발전이 상당히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수력발전을 크게 늘릴 수 있으면 전력다소비 공업인 「알루미늄」, 금속부문도 연쇄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에너지」 구성 면에 있어서 기름의 비중을 낮추고 값싼 「코스트」의 수전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수력발전의 비중증대는 공해 면에서도 소망스럽다.
「에너지」 소비는 기온과 직결된다. 기온이 낮아지면 등유의 소비가 비례적으로 높아진다. 기온이 18도 이하로 내려가면 등유소비가 가속적으로 늘어난다.
세계적인 기온추세는 점차 한냉화의 방향으로 치닫고있다.
따라서 기온 한냉화는 「에너지」 수요의 증대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저온은 주택구조도 바꾼다. 지역난방과 내한재의 개발이 가속되지 않을 수 없다. 이상저온이 더 심화되면 유리섬유·보열재 업종이 큰 각광을 받을 것이다.
벌써부터 선진제국에선 본격적인 저온시대에 대비할 주택구조의 전환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있다.
이상저온은 섬유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세계 섬유생산량의 약 60%가 천연섬유이고 나머지 40%가 합섬이다. 천연섬유의 주종인 양모·면화·생사 등의 생산을 이상기상 때문에 줄어들 가망성이 많다.
벌써부터 생사·양모 등의 생산은 점감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식량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면 면화·목축용 토지가 식량 생산 부분으로 전환될 것이다.
천연석유의 생산이 줄어들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 섬유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기 2000년의 세계 섬유수요는 총 6천1백50t으로서 현 수준의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있다.
만약 지구 한냉화가 계속되면 섬유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다.
건설업도 기상에 큰 영향을 받는데 특히 강우량에 따라가 가동일수가 결정된다.
또 저온심화도 겨울철 공기를 크게 단축시킬 것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이상기상에 대비하기 위하여 건설업계도 전천후공법 등의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기상에 가장 예민하게 수요가 변하는 품목이 맥주이다. 맥주수요는 기온이 섭씨 20도를 넘으면 급격히 늘어나고 같은 기온이라도 봄철이 가을철보다 수요 환기력이 강하며 봄·여름의 기온차가 수요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통계가 증명하고있다.
물론 맥주의 소비는 소득수준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앞으로 기온이 계속 내려가면 맥주소비는 소득수준이 향상됨에도 불구하고 증가율이 둔화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상저온이 본격화하면 소득 및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맥주소비가 정체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 때문에 일본 등지에선 맥주회사가 양주부문에 진출하는 등 경영다각화의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일경비즈니스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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