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악력기로 1년 전부터 격발연습|문은 속사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문세광은 1년 전부터 악력기로 인지·중지·무지의 악력운동을 계속, 연속격발연습을 했고 단상을 향해 오조준사격을 했음이 수사당국의 한 고위간부를 통해 밝혀졌다.
이 고위수사간부는 체포직후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던 문은 『너의 둘째형 세보도 공범으로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유도심문에 형을 보호하려는 본능이었는지 금방 김호룡 등 배후인물을 밝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요시이」부부의 공범사실을 숨겨온 것은 여권발급용 호적등본사본을 부탁할 때 『내가 실패해도 너희들의 가담사실은 끝내 숨기겠다』는 약속 때문이었다는 것.
또 문이 훔친 SW38구경 권총은 미제여서 일본국내에서 실탄구입이 어려워 실탄사격연습은 못했다한다. 그러나 1년 동안의 악력연습으로 격발속도는 5발을 연속발사하는데 국내일류사수보다 2배가 빠르다는 것이다.
결국 8월15일 범행현장에서 제3탄이 불발된 것은 문이 「리볼버」가 돌아오기 전에 너무 빨리 방아쇠를 당겼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현장검증결과 연단까지의 저격거리는 20m80cm로 박대통령은 저격지점에서 「넥타이」위가 노출되어 있었고, 문은 연단을 향해 오조준사격, 제1탄(오발) 탄착지점을 가름하여 제2탄을 발사하려했고, 권총의 경우 오조준 사격이 명중율은 더 높다는 것이다.
문은 그 동안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간간이 「미끼꼬」를 사랑했다고 말했으며, 지금도 『아내보다 그녀를 더 사랑한다』고 버젓이 진술했다.
문과 「미끼꼬」와의 애정관계가 남편 「유끼오」의 묵인아래 계속될 수 있었던 점에 대해 수사간부는 『민주사회의 부부관계나 윤리관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것이지만 공산주의자들에게는 윤리를 넘은 이념동지면 서로가 공유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에서 이들과 같은 관계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문은 그 동안 상처가 아물 때까지 죽과 우유를 먹었고 치료가 끝난 뒤에는 곰탕·갈비탕·찌게백반 등 한정식을 즐겨 먹었다.
문은 수사관에게 심문이 끝나면 책을 읽게 해달라고 청했고 특히 한국어를 익힐 수 있는 책을 요구했다. 또 문은 우리말도 곧잘 했다는 것. 심문도중 『안녕하세요』 『여보세요』 『아버지, 어머니』등은 우리말로 직접 표현했다. 유도5단의 실력을 갖고있는 문은 힘도 거의 초인적. 그의 양쪽에는 항무술수사관이 2명씩 달라 붙어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