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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위기의 수습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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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미국 경제는 현재 「인플레」아래서의 심각한 경기후퇴를 겪고 있다. 이런 여건에서 「닉슨」 대통령이 물러가고 「포드」 대통령이 취임했다. 미국 경제의 금후 전망은 어떠하며 「포드」 대통령의 등장은 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에 대해 「노벨」 경제학 수상자이며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A·새뮤얼슨」교수의 견해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금년 연초만 하더라도 74년은 『「스태그플레이션」 「인플레」하의 경기정체』의 해가 될 것이라는 데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정말로 「리세션」(경기 후퇴)의 해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GNP(국민총생산)의 실질 성장률이 2·4분기이상 연속하여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를「리세션」이라고 정의한다면 지금의 미국경제는 적어도 「미디리세션」중에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리세션」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잘못 전망한 것은 「인플레」의 맹위를 과소 평가한 대신 경제의 실력을 과대 평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경제학자들은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보기 시작했다. 「닉슨」 대통령 대신 「포드」 대통령이 들어선 것은 경제적으로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미국이 「워터게이트」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임 「포드」 대통령은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난제를 물려받았다. 「닉슨」 대통령이 시도했던 재정지출의 대폭 삭감 조치는 국민들에게 너무 심한 희생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인플레」 억제엔 아무런 기여도 못하면서도 경제성장을 둔화시키고 실업률을 높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세계 각국은 자국의 국제수지를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높이 쌓을 가능성이 많은데 이는 세계의 번영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비록 30년대의 대공황엔 미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앞으로 계속 기업이 도산하고 은행이 파산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된다. 이러한 사태는 미국의 긴축금융에 주된 원인이 있다.
「포드」 신임대통령은 경제정책의 「브레인」을 「닉슨」대통령으로부터 거의 그대로 물려받았다. 「사이먼」 재무장관, 「번즈」 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은 지금 미국 경제의 최상의 길은 성장적 정체라는 쓴 약을 장기간 복용하여 5.5%선의 실업률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신임 CEA(대통령 경제자문위) 「앨런·그린스펀」 위원장도 같은 의견이다.
그러나 11월에 닥친 중간선거 때문에 과연 현재의 긴축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렇다고 야당인 민주당이나 자유파의 경제학자들도 뾰족한 대안을 못 내놓고 있다.
만약 앞으로 은행과 기업의 도산이 격증하고 실업률이 5.5%를 크게 상회하면 긴축금융이 완화될 가망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미 연방은은 긴축금융의 견지를 계속 외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현재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임금「인플레」다. 연율 10%의 임금상승은 과거 1년간 실질임금이 오히려 떨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의 회복을 위하여 노조에서 강력한 임금 인상투쟁을 벌일 것은 뻔하다.
과거 「닉슨」 대통령은 미 국민에게 소득의 1.5%를 더 저축토록 호소했다. 「번즈」의장 마저도 재정지출의 1백억「달러」삭감을 제창했다. 그러나 현 「인플레」는 초과수요에서 오는 구형「인플레」가 아니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는 앞으로 1년 동안은 심한 정체상태가 계속되면서 물가는 10%이상 뛸 것 같다. 실업률은 5.5%를 상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80년 이후의 장기전망은 다소 나은 편이다. 물가 상승률은 연율 5∼6%, 실질 성장률은 3.5∼4%가 되고 장기금리는 연 10%선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도 있으나 나의 생각으로는 이것은 약간 낙관적으로 본 것 같다. 그러나 「체이스·이코너메트릭」 단기전망(별표)은 지나친 낙관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 같다.
미국이 세계적 불황의 진원지는 되지 않을 것 같다. 「포드」 대통령은 온건과 융화의 사람이다. 「닉슨」 전 대통령이 비밀주의로 미국민을 분극화한 경향이 있었으므로 「포드」대통령의 취임은 새로운 기풍을 진작시킬 것이다. 계급투쟁의식을 자극하는 것은 미국엔 큰 비극이다.
때문에 「포드」 대통령의 범상함은 현 시점에 있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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