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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집회에 「폭발」한 기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엑스플로 74」기독교 세계 복음화 대회가 지난 13일부터 연일 수많은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예수」혁명-성령의 제3폭발』을 주제로 한 이번 대회는 전 국민 복음화를 위한 역군을 기르는 합숙훈련과 일반 전도대회, 그리고 전국 목회자와 외국인 참가자를 위한 특별훈련 「프로그램」등으로 진행되고 있다.
30만 명이 합숙훈련에 참가하고 연일의 전도집회에는 수십만에서 1백만이 모이는 세계 기독교사상 유례가 없는 최대의 집회이기 때문에 풍성한 기록과 수많은 화제를 남기고 있다.
○…대회본부가 공식 발표한 이번「엑스플로 74」의 참가 등록자수는 모두 32만 명. 또 외국인 참가자수는 85개국에서 3천 5백여 명이라고 발표했다.
13일 밤부터 시작된 여의도 광장의 집회 때는 참가인파의 숫자에 신경을 곤두 세우는 듯 주최측과 경찰의 추산에 몇십만의 오차가 생기기도 했다. 13일 밤 등록자 헌신예배 때의 인파에 대해서는 주최측이 70만 명이라고 주장한 반면 경찰은 30만 명이라고 추산. 또 14일 밤의 개회 예배 때는 주최측 주장이 1백 30만 명이었고 경찰추산이 70만 명이어서 60만 명의 오차가 났다.
○…합숙훈련에 참가한 신도는 대부분 10대의 청소년이거나 40대 이상의 부녀자가 많았다. 대회장 주변엔 교련복을 입은 고교생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띄었다.
원주 제1성결교회에서 왔다는 고경원 노파(74)는 평생에 이렇게 많은 인파는 처음 본다면서 『모두가 기독교인이라니 더욱 새 힘이 난다』고 말했다.
합숙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고 노파는 합숙소인 염리동 용강국민교에서 여의도 광장까지 6㎞의 거리를 피로한 기색도 없이 매일 걸어서 왕복하고 있다고.
○…10만 명을 수용하고 있는 사상 최대의 여의도 천막촌은 14일 밤과 15일 밤 비가 퍼붓자 수중도시를 이루어 마치 수재민 수용소를 연상케 했다.
급히 만든 천막은 이곳 저곳에서 빗물이 샜고 모래바닥에 「비닐」 한 장 깔고 그 위에 바로 담요 덮고 자야하는 신자들은 새우잠을 자거나 뜬눈으로 지새야 했다. 그런 경황 중에도 일부 참가자들은 「성령의 폭발」을 기다리는 듯 기도하거나 찬송가를 불러 눈길을 모았다.
○…이번 대회의 취재보도를 위해서 미국의 CBS NBC ABC 방송 「워싱턴·포스트」 「로스엔젤레스·타임스」등 8개국 31명의 기자가 여의도에 모였다. 이들은 이번 같은 대규모 기독교 집회는 서구에서도 볼 수 없다면서 몰려든 인파를 열심히 촬영하기에 바빴다. 실제로 「댈러스」에서 열린 「엑스플로 72」는 8만 명 밖에 모이지 않았다고.
○…14일 밤의 개회예배에는 「커미디언」 곽규석씨가 등장, 간증을 해서 관심을 끌었다.『「쇼」가 아니며 이 많은 사람 앞에서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전제한 그의 신앙고백은 사실이겠지만 구태여 「커미디언」 「후라이보이」를 내세운 것은 주최측이 전시효과를 노린 것이 아닌지?
한편 15일 밤의 광복절 기념 예배에는 우연의 일치인지 일본인 「하또리·아끼라」(우도명) 목사가 설교를 해서 많은 사람들의 의아심을 갖게 했다.
○… 「엑스플로」대회가 열리는 동안 여의도 광장과 천막촌 주변은 무슨 박람회장처럼 붐볐다. 아침부터 광장을 서성거리는 사람들로 메워졌고 약삭빠른 상인들은 대목을 만난 듯 했다.
천막촌에 필요한 「비닐」공기침대, 「엑스플로 74」의 글씨가 쓰여진 「샤쓰」, 청량음료 등이 인기 종목이었고 광장에서는 깔개방석이 날개돋친 듯 팔렸다. 전도예배 중 빗방울이 떨어지자 어느새 우산장수들이 들어와 잠깐 동안에 동이나 버렸다.
○…이번 대회기간에 실질상의 심장부는 무어니 해도 취사반이었다. 참가자 32만 명 중 취사인원은 20만 명이었지만 이 많은 인원의 「민생고」를 단시간에 해결하기란 말이 쉽지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대형 「스팀」솥 20개가 1시간 40분 동안 가동되면 10만 명 분의 밥이 된다지만 나눠줄 시간이 제대로 없어 빵으로 때우는 경우가 대부분. 어떤 숙소에서는 『아침·점심에 모두 빵을 먹었으니 저녁엔 제발 밥을 보내달라』고 아우성인가 하면 또 어느 숙소에선 밥 먹기 귀찮으니 아예 빵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대회장과 천막촌 주변에는 대형 간이변소가 48군데나 세워져 있으나 금방금방 차버려서 골치. 영등포구청은 이 분뇨수거를 위해 비상근무를 하며 상오 6시와 하오 8시 등 하루 두 차례씩 수고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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