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현대 민주주의 이론 거두 … 로버트 달 예일대 교수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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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민주주의 이론가로 꼽히는 로버트 달(사진) 미국 예일대 스털링(Sterling) 명예교수가 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99세. 고인은 현대 민주주의 이론을 정의하고 개념화하는 데 평생을 바친 정치학계의 거목이다. 민주주의 이론 연구를 철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는 1985년 그를 ‘미국 정치학자들의 학장(dean)’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로버트 달 이론의 핵심은 폴리아키(Polyarchy) 개념이다.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가 소수의 동질적인 지도자(시민)들에 의한 지도체제였다면 현대 민주주의는 동질적이지 않는 여러 소수의 다원적 결합을 통해 굴러간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후마니타스 출판사의 박상훈 대표는 “고인의 저서는 정치학 교과서로 통했다. 미국은 물론 한국 등 국제 정치학계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고 말했다.

 『민주주의와 그 비판자들』 『민주주의 이론서설』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95년 정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요한 쉬테 상을 받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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