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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행복의 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구약성서 가운데 전도서는 지식문학이라는 부분에 속한 책이다. 지혜 문학이란 요사이 철인들이 사용하는 술어로 말하면 인생의 선에 대한 정의를 논하는 문학이다. 다시 말하면 인생이 찾고있는 최대의 행복이란 무엇이며 또 그 행복을 추구하는 최선의 길은 어디에 있느냐…하는 문제를 취급한 책이다.
종교 개혁자 「마틴·루터」는 전도서를 가리켜 사회적 불안과 혼란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참 빛을 보여주는 철학의 교본이라고 평했다.
전도서 1장 2절에 보면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하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이 세상의 만사가 다 지나 놓고 보면 헛된 것뿐이라는 말이다.
전도서를 읽어보면 전도서 기록자가 인생의 지상의 선, 최대의 행복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애를 썼나 그 자취를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먼저 세상의 권리를 통하여 행복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목적한 대로 한 나라를 한 손에 쥐고 호령할 수 있는 영광된 자리에 앉아 보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참된 행복은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그는 지혜와 지식을 통하여 참된 행복을 찾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바람을 잡는 것 같다고 하였다. 그는 자기의 부귀와 영화를 통하여 행복을 추구해 보았으나 그곳에도 인생의 참된 행복은 없더라는 것이다. 화려한 궁전을 지으면 지을수록 인생의 번뇌가 더 크고 세상의 향약을 누리면 누릴수록 모든 것이 바람을 잡는 것 같고 허무한 것 뿐 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의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다, 만족하다, 기쁘다, 평안하다 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뒤집어엎고 부정해 버리는 책이 이부도서라고 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전도서 기자는 이 세상에서 흔히 보는 허무주의자들과 같이 세상만사가 다 허무하다고 해서 낙심하고 인생을 포기하는 인생의 패배자는 아니다.
그는 결국 인생의 참된 행복을 찾았다. 다시 말하면 인생의 기선을 발견하였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전도서의 목적은 세상이 헛되다는 것을 전하는데 있지 않고 인생의 최대의 목적인 지상의 선, 참된 행복의 길을 가르쳐 주는데 있다.
①그는 노동의 생활에서 지상의 선을 찾았다. 전도서 9장10절에 보면 『네 손에 일을 당하는 대로 힘을 다하여 할지니…』라고 기록되어 있다.
나에게 작은 일을 맡기면 작은 일에 힘을 다해야 할 것이고, 큰일을 맡기면 큰 일에 힘을 다할 것이라는 것이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내가 현재 맡은 그 일에 힘을 다해서 충성을 할때 거기에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인생의 지상의 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마다 큰 일에는 충성을 다하려고 하면서도 작은 일에는 충성을 다하려고 하지 않는다. 작은 일에 충성할 줄 모르는 사람은 큰 일에도 충성하지 못한다. 우리는 보다 높은 자리에서 만족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오늘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만족을 찾고 생의 보람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②그는 봉사 생활을 통하여 지선을 발견하였다. 전도서 11장1절을 읽어보면 『너는 네 식물을 물위에 던지라. 여러날 후에 도로 찾으리라…』고 하였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하여 봉사하는 것을 뭍에 떠내 보내는 것과 같이 없어지는 것 같지만 그 언젠가는 다시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 전도서 기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수고하는 봉사 생활을 통하여 참삶의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찾았다. 거기에서 지상의 선을 발견했다. 우리의 생 가운데 가장 귀하고 뜻 있는 순간은 남을 위하여 살 수 있는 순간이다.
나를 위하여 사는 시간보다 남을 위하여 사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지선은 가까워지고 삶의 의의는 깊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나를 위하여서만 사는 사람이 아니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산다는 생의 의욕을 가질 때처럼 행복을 느낄 때는 없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는 일을 했고 누구든지 섬김을 받고자 하는 자는 남을 섬기라고 했다.
③하느님을 경외하는 생활을 통하여 지상의 선을 발견하였다. 전도서 12장13절에 보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고 하였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이 하느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전도서 기자는 이세상의 만사가 다 헛되지만 헛되지 않은 것 세 가지를 발견하였다.
첫째는 맡은 일에 충성하는 근로의 생활이고, 둘째는 남을 위해서 수고하는 봉사의 생활이오, 셋째는 하느님을 경외하는 생활이라고 보았다. 【배명준 목사(서울 남대문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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