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량 못 미치는-석탄 증산 안간힘|한여름 연탄 파동 속 탄전지대를 가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장성=장병한 기자】한여름 연탄 파동 속의 탄전지대는 소비 억제 정책에 아랑곳없이 석탄 증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장비 노후·기술자 부족·광부의 잇단 이직 등으로 올해도 증산 목표량의 달성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상공부는 4·3탄값 인상을 계기로 올해 석탄 생산 계획량을 지난해 1천3백42만t보다 약 1백60만t이 더 많은 1천5백만t으로 확정, 전국 탄광에 평균 15%의 책임 증산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23일 현재 월 생산 계획량의 10∼30%씩 미달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수요기를 앞둔 탄전지대에서는 책임 생산량 달성을 위해 갱구를 시설도 갖추지 않은 덕대·하청 업자에게까지 마구 내주고 있어 매장량의 가채율이 심한 경우 4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온갖 부작용마저 낳고 있다.
국내 굴지의 민영 탄광인 강원 탄광의 경우 올해 들어 월 4만5천t의 책임 생산량을 상공부로부터 할당받고 있으나 지난 5월까지 한달 평균 3만t을, 6월에는 3만6천여t 밖에 생산치 못해 계획량보다 30% 이상이 미달되고 있다.
이밖에도 석공을 제외한 함태·한성·동해·경동 등 민영 탄광과 태백·탄전 50여 탄광들은 아직까지 금년도 월별 목표 달성을 한 것이 한곳도 없다.
이처럼 채탄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지난 67년 유류 전환 정책 이후 사양길을 걸었던 탄광업계가 탄값 인상 등으로 활기를 되찾았지만 그 동안 새 광구 개발 부진과 노후 시설·장비 개선 등을 이루지 못한데다 숙련 광부 및 채탄 기술자들이 대량 이직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업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각 탄광은 탄질과 작업 조건이 나빠 버려 두었던 갱구를 덕대와 하청제로 t당 2천∼3천원씩 분천료를 받고 마구 업자들에게 내주고 있다.
종전 장성탄전에 20개 미만이던 덕대·하청이 4배로 늘어난 80개로 대부분 탄광이 1∼3개씩 덕대와 하청을 주고있는 실정이다.
한 탄광 관계자는 황지·어용·동해·동화·한양 등 탄광은 직영 갱구보다 덕대·하청이 6∼12개로 3분의2나 많이 차지하고 있어 덕대·하청업자가 탄광을 운영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덕대 하청업자들은 장비와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갱목만 받치고 원시적인 채탄방법으로 손쉬운 곳만 골라 캐고 있어 매장량의 가채율이 40%밖에 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나머지 자원은 사장시키는 결과를 빚고있다는 것.
한편 장성 탄전지대 무연탄 중요 출하역인 영동선 철암·황지·문곡·통리·동점 등 5개 역두에는 해마다 비수요기인 여름철만 되면 역두 체화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각 탄광은 산업자금이 돌지 않아 제한 생산 또는 휴업하는 사례가 속출했으나 지난 6월부터 대도시의 연탄 수요 급증으로 22일 현재 관내 황지 3만여t, 철암 3만여t, 기타 1만여t 등 모두 7만여t이 남아 있을 뿐 각 역두 저탄장은 거의 바닥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각 역장들은 배정된 화차의 적기 수송을 위해 각 탄광 역두 주재원을 찾아다니며 석탄 적재작업을 독려하고 있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