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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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3년도 「노벨」문학상수장자인 호주작가 「페트릭·화이트」가 수상 후 처음으로 단편집을 호주와 영국에서 동시 출간했다.
6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가하면 지난 4월에는 『이해의 호주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던 「화이트」는 이번에 내놓은 단편집 『앵무새들』을 통해 작가로서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이트」는 이제까지는 단편보다는 장편에 주력했고 다루는 수법도 서사시적이고 심리적인 것이었으나 이번에는 그러한 정석을 깨뜨린 것이다. 물론 그의「노벨」상 수장작인『인간의 나무』처럼 평범 뒤에 있는 인간의 특수성을 캐내려 했다는 점에서 이번의 단편집이 커다란 방향전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예술적인 기교에 있어서 이번 단편집은 이미 발표된 그의 장편들을 압도하고 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 수록된 단편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활이 묵시적인 감각 속에서 실제로 얼마나 괄목할만한 것인가를 투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특히 「화이트」가 시도한 상징주의적 수법은 「화이트」문학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랑이란 그것이 다만 망상으로 남는다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며 그 자체가 모든 것임을 알게되고 그대로 수용할 때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논리와 함께 그가 펼치고 있는 상징주의는 꽤 심오한바 있다. 그가 이 단편집에서 보이고 있는 상징주의는 이 단편집의 제목으로 내세운 단편 『앵무새들』에서 잘 나타난다. 금빛 깃을 단 야성앵무새들의 생활을 통해 나타나는 것은 바로 인간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영 더·타임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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