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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생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요즘 우리 나라의 생활 수준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취미 생활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사전에서 취미의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풀이되어 있다. ⓛ정취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힘 ②좋아하여서 하는 것, 즐기는 일 ③본업 이외에 즐기는 것 곧 전문적인 필요에서 하지 않는 독서·음악 따위라고 되어 있다.
①은 취미의 정신적인 내면을 이야기하고 있고 ②, ③은 외면적인 활동의 뜻을 말하고 있다.
「매스컴」에서 흔히 「인터뷰」 할 때 끝으로 그 사람의 취미가 무엇인가도 묻는다. 이런 점으로 미뤄보면 그 사람의 이력과 같이 따라 다니는 것이며 또한 그 사람의 특징이나 상징적인 인격을 나타내는 것이 취미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대답은 대체적으로 사전에 나와 있는 것과 같이 독서 또는 「스포츠」라고 한정된다.
비교적 단순한 우리 나라의 생활 양식에서 오는 결과인지도 알 수 없으나 취미의 종류가 너무도 한정되어 있고 단조롭다. 취미는 자기를 위해 자신이 하는 것 외에 남을 위해 하는 취미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취미라는 것은 자의로 주동적인 마음에서 느끼고 우러나옴으로써 활동하게 되는 것이고 결코 외부에서 타의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여 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서예·묵화·꽃꽂이·「테니스」 등을 많은 사람들이 한때 지나가는 유행처럼 즐기고 있는 것을 보게된다. 물론 자기자신의 취미를 향상하기 위해 또는 육체·정신·건강상 건설적인 뜻에서 가담하는 사람도 있겠고 일부의 사람들은 현실 도피를 위해 취미 생활을 그 피난처로 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동기는 어떻든간에 그 취미의 행동이 생활 속에 도입되고 바로 그 사람의 생활 자체가 되어야할 것 같다.
다시 말해서 취미라고 해서 일부러 따로 시간을 내서 외적인 효과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내부적으로 항상 자신의 심정을 보다 더 깊고 풍부한 인격을 만들어주는 요인이 되어야할 것이다. 취미를 통해 다소나마 자기의 생활미화 또는 수준 향상을 위해 이상과 현실적 생활간의 거리를 한발 가까이 좁히는 가운데 삶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즐거움이 자신만을 위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 취미를 통해 타인에게도 그 즐거움을 같이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 더욱 의의가 있게될 것이 아닌가?
아무리 많은 지식 또는 물질을 소유한다 하여도 그것을 생활화하지 못하면 그 풍부함은 소유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며 또 그 소유로 인해 인격의 풍부함을 나타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좀더 활동적이며 현실화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아쉽다.
『댁의 아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하는 물음에 『우리아빠의 취미는 무 취미인가 봐요』라는 대답이 안되도록 무엇인가 이 메마른 현대 생활 속에서 각자가 창의성 있는 취미 생활을 가지며 타인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쳐줄 수 있는 다채로운 생활이 진보와 정서가 있는 우리 사회를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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