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판문점서 남북 이산상봉 실무접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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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행사 일정과 실무 준비사항을 협의할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5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회의시설인 통일각에서 열린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언론 브리핑에서 “북측이 오전 10시쯤 판문점 연락관 채널로 ‘5일 또는 6일 중 남측이 편리한 날짜에 실무접촉을 하자’고 알려왔다”며 “5일 만나자는 회신을 북측에 보냈고 북측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북측이 이제라도 이산가족 상봉 문제 협의에 호응해 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반응은 우리 측이 지난달 27일 “실무접촉을 1월 29일 판문점에서 하자”고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당시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는 북한 측에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날짜로 2월 17~22일(6일간)을 제시했다. 우리 측에서 선발한 100명이 북측 가족을 2박3일간 만나고, 이어 북측이 선정한 100명이 남측에서 올라간 가족과 같은 기간 동안 상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북한은 3일 연락관 접촉에서 적십자 실무접촉만 거론했을 뿐 우리 측이 제시한 상봉 일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이 현실화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1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남 관계 개선’을 강조해 놓고 같은 달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자 이를 거부했다. 이후 상호 비방 중지 등 평화공세를 펼치던 북한은 우리 정부가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라”고 압박하자 지난달 24일 수용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9월 추석 상봉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던 것을 감안하면 북한의 자세가 달라졌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어떻게든 조속한 상봉이 성사되도록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상봉이 이뤄지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혹한으로 재가동에 시간이 걸리는 금강산 현지의 숙소 준비 등을 감안할 때 17일 상봉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일단 5일 실무접촉에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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