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광역단체장 8곳 이상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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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6월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최대 관심사인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선 새누리당-민주당-안철수 신당의 3파전이 끝까지 전개되기보단 결국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더 많았다. 이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가 10인을 상대로 지방선거 전망을 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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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전체적인 선거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의 우세를 예견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구도상 새누리당이 유리한 이유는 선거 시기가 집권 2년차여서 본격적으로 현 정부의 실정을 문책할 타이밍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현재 박근혜 정부가 잘하도록 밀어주자는 여론과 정부를 견제하고 심판하자는 여론의 비율이 5.5 대 4.5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지금 판세는 새누리당이 부산·대구·대전·울산·세종·경북·경남·강원 등 8곳에서 유리하고 민주당이 서울·인천·광주·충남·전남 등 5곳, 안철수 신당이 전북 1곳에서 앞서고 있으며 경기·충북·제주 등 3곳은 혼전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유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역시 새누리당의 우세를 점쳤다. 이 대표는 그러나 “새누리당이 단순 과반으론 승리했다고 보기 어렵고 최소한 광역단체장 10곳 이상은 이겨야 승리라는 표현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서울·경기·인천에서 한 곳 이상 당선자를 못 내면 사실상의 패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10명 중 5명은 선거 막판에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사이에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것으로 봤다. 반면 3명은 끝까지 3파전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센터장은 “안철수 의원이 4년 전엔 박원순 서울시장을 밀었다가 이번엔 경쟁하는 것을 대중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며 “안 의원 측이 박 시장의 당선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비춰지면 야권 지지층의 반감을 사 다른 지역에서 표를 흡수하는 데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은 “안 의원이 17군데 후보 다 낸다고 호언장담해놓고 약속을 안 지키면 그 스스로 구 정치인이 된다. 야권연대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있기 때문에 완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남에서 벌어질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한판 대결에 대해선 민주당이 주도권을 여전히 유지할 것으로 본 사람이 5명, 안철수 신당 쪽으로 대세가 기울 것으로 본 사람이 2명이었다. 나머지 3명은 현 시점에서 판단하긴 이르다는 입장이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이사는 “이미 전남에선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을 넘기 힘들어 보이고 광주·전북도 표면적으론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높지만 막상 후보 대결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이미 노무현 정부 때부터 민주당의 호남 지배권은 상당히 희석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터닝 포인트를 지난 상태로 보여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민주당이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본 응답자들조차도 민주당이 과거와 같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덴 이견이 없었다.

김경희·이윤석·하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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