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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해운대·울산 북구, 경제만족도 서울보다 높았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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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1 충북 영동에서 농가형 와이너리를 운영 중인 컨츄리와인의 김마정 대표(왼쪽) 부부가 자신들이 만든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2 충북 영동군 조현마을 진입로. 포도와 와인을 주제로 한 벽화를 그려 넣었다. 3 영동 재영상회의 신상협 대표가 과일선물세트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조용철 기자

#지난달 27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주곡리의 한 농가. 50㎡(약 15평) 규모의 와인 전시장 벽면은 판매용 와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담한 전시장 옆에는 와인 발효가 한창인 저장고가 있다. 이곳에서 한 해 생산되는 와인은 1만여 병(750mL 기준). 시골 농가에서 만드는 와인이지만 한 해 매출은 2억원이 넘는다. ‘컨츄리와인’이라는 상호와 자체 제작한 라벨도 있다. 포도 따기 체험과 견학코스 등과도 연계해 이 농가를 찾는 관광객은 지난 한 해 동안 2000명을 넘어섰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을 판매해 온 컨츄리와인의 김마정 대표는 “영동산 포도와 산머루를 블렌딩해 만든 와인을 생산하면서 포도농사만 지을 때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와인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인근 농가의 포도까지 사들여 주민 간에 상부상조가 가능해졌다”고 웃음 지었다. 예로부터 포도 등 과일 재배지로 유명했던 충북 영동이 거듭나고 있다. 컨츄리와인 같은 농가형 와인업체가 대표적 사례다. 현재 주류제조면허를 가진 농가형 와이너리는 군내 44곳에 달한다. 영동에서 한 해 생산되는 포도는 3만3796t으로 전국 생산량의 12.6%(2012년 기준)를 차지한다. 곶감도 영동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동읍 매천리에서 재영상회를 운영하는 신상협씨는 선물용 곶감에다 영동에서 생산된 사과와 배를 묶음으로 담은 제품을 선보였다. 신씨는 “소비자 입장에선 제수용 과일을 따로 살 필요가 없고 인근 사과·배 재배농가들도 곶감 판매가 늘면 자연스레 수입이 늘어나는 상생구조”라고 말했다.

충북 영동, 군 단위 농촌지역 1위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중앙SUNDAY가 공동 기획한 ‘2014 전국 지자체 평가’ 결과 전국에서 경제상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경기도 과천시(3.5781점)가 꼽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230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 거주하는 2만105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귀하는 현재 경제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는가”라고 물은 뒤 ‘매우 만족한다’(5점)~‘전혀 만족하지 않는다’(1점) 사이의 5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2위는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부산시 해운대구(3.5455점)가, 3위는 울산시 북구(3.5307점)가 차지했다. 서울 서초구(4위·3.5023점), 대구시 수성구(5위·3.4884점) 등이 뒤를 이었다.

 충북 영동군은 전국 7위(3.4386점)로 군 단위 농촌지역에선 1위를 차지했다. 와인과 곶감처럼 지역 특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하고 육군종합행정학교 유치에 성공하는 등 유동인구 늘리기에 주력한 덕분이다.

 경제상태 만족도에 대한 지자체 평가에선 최근 경기가 활성화되고 있는 일부 농어촌지역과 주요 대도시 내의 주력 자치구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전시 유성구(6위·3.4566점), 강원도 양구군(8위·3.4308점), 제주시(9위·3.4162점), 경북 울릉군(10위·3.4082점) 등이 대표적이다.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두드러지는 부자 동네가 아니어도 지자체 내 직업군이나 소득 규모가 균질한 지역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최고의 부촌으로 알려진 서울 강남구의 경제만족도는 전체 59위(3.2441점)에 그쳤다. 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는 제주특별자치도(3.3958점)의 경제상태 만족도가 가장 높았으며, 이어 울산광역시(2위·3.2722점)와 경상남도(3위·3.2174점)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특별시의 경제상태 만족도는 4위(3.2051점)였으며, 인천광역시(14위·3.0867점)와 전라북도(15위·3.0757점), 충청북도(16위·3.0617점)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전국 상위 20위 중 군 단위 지역 5곳
전국 상위 20위 중에 군 단위 지역은 충북 영동군을 비롯해 강원도 양구군, 경북 울릉군, 강원도 화천군(14위·3.3968점), 전남 영암군(16위·3.3859점) 등 5개 군이 올랐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전국 상위 20위 안에 든 자치구는 서초구와 영등포구(11위·3.4049점)를 비롯해 동작구(12위·3.4031점)와 서대문구(15위·3.3877점), 송파구(18위·3.3624점) 등 5곳이었다.

 경제상태 만족도 평가에서 도농지역 여부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 자치구 지역의 거주자와 시(市) 지역 거주자의 경제상태 만족도가 각각 3.1450점, 3.1480점인 데 비해 군(郡)지역 거주자의 만족도는 3.1241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학력별로는 경제상태 만족도가 갈렸다. 대학 재학 이상 학력 소유 응답자의 만족도는 3.3543점인 데 반해 중졸 이하자의 만족도는 2.7285점에 그쳤다. 아무래도 학력이 높을수록 소득도 높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소득 수준과도 정비례 관계를 보였다. 월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가구원의 경제상태 만족도는 3.7203점인 반면 월소득이 199만원 이하인 경우는 만족도가 2.6772점에 그쳤다.

서울시, 주거상태 만족도 15위에 그쳐
현재 살고 있는 주거상태에 대한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전국 1위는 부산시 연제구(3.9755점)가 차지했다. 2위는 인천시 부평구(3.9427점), 3위는 부산시 해운대구(3.9296점)였다. 주거상태 만족도 역시 경제상태 만족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조사했다. 대구시 수성구(4위· 3.9081점)와 충남 서천군(5위·3.8989점)이 뒤를 이었다. 부산시 연제구는 부산광역시의 중심지역으로 우수한 교통환경과 시청을 비롯한 각종 행정기관, 대형유통매장 등이 골고루 위치해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반면 서울 송파구(52위·3.7184점), 서초구(63위·3.6942점), 강남구(95위·3.6235점) 등 강남지역의 주거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 단위 지역에서는 충남 서천군(종합 5위·3.8989점)과 전남 장흥군(6위·3.8880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역지방자치단체별로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주거상태 만족도(3.7277점)가 으뜸이었다. 광주광역시(2위·3.6590점)와 울산광역시(3위·3.6585점), 경기도(4위·3.6437점) 등도 정주환경이 양호한 광역지자체로 꼽혔다. 반면 서울특별시(15위·3.5390점)와 대전광역시(16위·3.5093점)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주택보급률이 높다고 해서 주거상태 만족도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었다. 주거상태 만족도 1위인 부산시 연제구의 경우 주택보급률(한국도시통계·2011년 기준)은 80%로 전체 181위에 그친 데 반해 주택보급률 1위(119%)인 강원도 평창군과 2위(115%)인 강원도 양양군의 주거상태 만족도는 각각 13위와 180위에 머물렀다.



특별취재팀=이수기 기자, 김병섭·금현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임현정·강혜진·백승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서베이조사연구센터 연구원, 강신우 인턴기자


전체 230개 기초자치단체의 순위는 중앙SUNDAY 홈페이지(sunday.joins.com)에 게재됩니다.

다음 회(2월 9~10일자)엔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은 어디인가(치안·시회질서 유지 만족도와 소방방재 서비스 만족도)에 대한 비교·분석이 공개됩니다.

특별취재팀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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