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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병래 박사 기증 이조백자 특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작고한 수정 박병래 박사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이조백자들의 특별전이 고인의 7l세 생신일인 지난 27일 개막되었다. 3백62점의 기증품 가운데 정선된 2백10점이 6월26일까지 전시된다.
박 박사는 흉곽 냇과 의사로서 이 사회에 공헌한 바도 크지만 40년간 애장해온 백자를 전부 국가기관에 기증, 보존케 함으로써 그의 명성을 더욱 빛내었다.
흔히 세간의 기증에는 다소의 조건을 붙이기 마련인데 박 박사는 전혀 그게 없이 『민족유산을 돌려준다』는 심경으로 도록까지 출판해 일괄 내놓은 것이다.
박 박사는 서화골동을 다 다루었지만 백자의 유수한 「컬렉션」이 특히 지목돼 왔다. 물론 많은 재력을 기울여 수집하기보다는 봉급을 나눠서 즐기는 물건을 사 모으는 그런 취미와 교양의 「컬렉션」이었다.
이번 특별 전은 그러한 성격이 여실히 돋보인다. 굳이 값비싼 것을 탐하지 않고, 오랜 기간 꾸준한 정성으로 수집·간수해 왔음을 한눈에 직감할 수 있다.
국보급이니 하는 고가 품은 수가 적은 반면에 돈으로 쉽게 입수할 수 없는 땟물 좋은 소품을 다수 모으기란 장기간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평생동안 모으고 아껴 지니던 물건을 흔연히 기증한다는 것은 더 없는 결사지만 그보다도 그들 백자를 통하여 한사람의 인여과 정성을 느낀다는 것이 이 특별 전에선 더 소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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