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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 18명 1,500m 갱내 매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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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한=장병한기자】28일 하오l시쯤 강원도정선군사북읍고한2리 민영회사인 삼척탄좌개발회사 정암광업소(소장 박우경) 900갱의 갱도30여m가 무너져 1천5백m 막장(0「크로스」6「레이스」)에서 무연탄을 캐던 이영식씨(34)등 광부18명이 갇혀 광부 김형범씨(28) 등 5명이 시체로 발굴되었으나 나머지 광부의 생사는 모르고 있다. 이날 사고는 900갱 상층부50m지점 석탄과 암석층에 생긴 「풀」에 지하수가 괴었다가 갑자기 터지면서 물과 석탄등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려 일어난 것. 광업소측은 구조대원 40명을 동원, 철야작업을 펴 막힌 갱구로부터 20m지점까지 뚫었다가 물이 쏟아져 원활한 작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29일 상오7시30분쯤 25m지점에서 매몰된 광부 김형범씨의 시체를 발굴했다.

<사고현장>
사고를 처음으로 신고한 광부박재선씨(34)에 따르면 이날 갱도천장에서는 평소보다 많은양의 지하수가 흘러내리고 있었다는 것.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면서 지하수와 석탄층이 폭포처럼 쏟아지자 막장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미처 피하기드 전에 갱도가 매몰됐으며 일부광부는 석탄더미속에 파묻혔다.
사고갱도는 기울기가 30도쯤으로 사고후 지하수가 거의 1m높이까지 차올랐다가 하오9시가 지나서야 빠지기시작, 3cm로 줄어들었다.
갱도는 막장에서 Y자로 갈라져있고 곳곳에 산소공급 「파이프」가 연결돼있다.

<구조작업>
광업소측은 경찰과 구조대원40명을 동원, 무너진 갱도를 파들어가고 있으나 갱도에 물이괴있고 낙반위험까지 뒷따라 구조작업이 원활하지 못하다.
28일 하오5시쯤 갱도에 찬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굴질진작업을 계속, 29일 상오7시30분쯤무너져막힌 갱도30m중 25m까지 파고 들었다.
구조대원 김점석씨등 5명은 구조작업중 낙반으로 부상, 광산부속병원에 입원했다.
구조대는 29일 상오7시30분쯤 광부 김씨의 시체를 발굴한데 이어 상오9시쯤 이영식(34·안전기사) 김재호(4l) 정중은(35) 정하진(27)씨등 4구의 시체를 또 발굴했다.
발굴된 시체는 머리와 몸둥에 낙반때 입은 상처가 있었으며 석탄더미속에 묻혀있었다.
상공부는 29일 상오 광산보안과장 염창녹씨를 현지에 내려보내 발굴작업을 독려시키는 한편 사고원인을 조사하고있다.
사고갱에서 함께 일하던 광부 이명호씨(26)는 사고직전 무단조퇴, 갱밖으로 나왔기 때문에운좋게 화를 면했다.

<사고원인>
광업소측에 따르면 900갱입구로부터 1천5백m쯤 들어간 갱도상층부 50m지점 암반부안에지하수 「풀」이 생겨 「풀」에 괸 지하수가 암반균열을 타고 흐르다가 외부로부터의 충격등으로 갑자기 무너져 내린 것.
이「풀」과 지하수를 사전에 처리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직접 원인.
사고갱에서 일하던 광부들은 평소에도 갱도천장에서 누수가 잡아 항상 위험을 느껴왔다는것.
「풀」은 화약 발파동으로 굴진작업을 할 때 그충격으로 암반에 균열이 생겨 지하수가 괴어 생긴것이다.
이같은 지하수사고는 지난 1월에도 정지어룡광업소에서 일어나 15명의 광부가 희생되었었다.
◇희생자명단
◇시체발굴(5명) ▲김형범(28) ▲이영식(34·안전기사) ▲김재호 (41) ▲정승온(35) ▲정하진(27)
◇매몰광부 ▲최사경(36) ▲남두희(40) ▲이유독(36) ▲정용균(25) ▲고종순(26) ▲심창섭(34) ▲이명식(34) ▲김진수(33) ▲엄병용(29) ▲유갑용(30) ▲김저희(32) ▲김월성(30) ▲황영규(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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