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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라피타 주연의 '브링잉 다운 하우스' 2주 연속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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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3월 14일부터 16일까지의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중견 백인 코메디언 스티브 마틴과 힙합 싱어 출신의 흑인 여배우 퀸 라피타가 주연한 '브링잉 다운 하우스(Bringing Down the House)'가 지난 주말에 이어 다시 2,205만불의 성공적인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2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그리 많지 않은 상영관 수인 2,801개 극장에서 상영중인 '브링잉...'이 개봉후 10일동안 벌어들인 총수입은 무려 6,129만불에 달한다.

이번 주말에는 모두 세 편의 신작들이 미전역에서 선보였으나 이들 모두 '브링잉 다운...'의 이상 흥행 열기를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주말 최대 흥행작으로서 주목받았던 아이돌 스타 프랭크 무니즈 주연의 10대용 코믹 스파이 액션물 '에이전트 코비 뱅크스(Agent Cody Banks)'는 3,369개 극장에서 포문을 열었으나 1,406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는데 그쳐 2위에 랭크되었고, 2,516개 극장에서 개봉한 토미 리 존스-베니치오 델 토로 주연의 액션 스릴러물 '헌티드(The Hunted)'는 1,348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3위로 데뷔전을 치렀다. 나머지 한편의 개봉작인 호러물 '윌라드((Willard)'는 1,761개 극장에서 401만불의 수입을 기록하여 8위에 랭크되었다.

지난 주말 2위로 개봉했던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전쟁 액션물 '태양의 눈물(Tears of the Sun)'은 이번 주말 871만불의 수입을 기록해 4위로 내려앉았고, 다가오는 23일 있을 오스카 상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이 유력시되는 뮤지컬 드라마 '시카고(Chicago)'와 드림웍스의 성인용 코메디 '올드 스쿨(Old School)'이 각각 711만불과 667만불의 수입을 올려 5위와 6위에 랭크되었다.

이번 주말 전국개봉작들 중 가장 높은 수입을 벌어들인 '에이전트 코비 뱅크스(Agent Cody Banks)'는 인기 TV 시리즈 '말콤 인 더 미들(Malcolm in the Middle)'의 아이돌 스타 프랭키 무니즈가 10대 CIA 요원을 연기하는, '스파이 키즈' 풍의 코믹 액션물이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있어서 코비 뱅크스(프랭크 무니즈)는 수학을 싫어하고 스케이트보드 타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10대 소년이다. 하지만 코비에게는 남모르는 비밀이 있었으니, 바로 CIA의 틴에이지 비밀요원 프로그램에 소속된 엘리트 요원인 것이다! 코비는 실로 모든 10대 소년들이 꿈꾸는 그런 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스턴트맨처럼 차를 몰고, 각종 비밀무기를 소지하고 있으며, 그에게 모든 기술을 전파한 상관 모니카 마일스(TV 출신의 앤지 하몬)는 정말 섹시한 여성요원인 것. 하지만, 제임스 본드와 같은 생활을 하는 그에게도 본드에게는 없는 큰 문제점이 있으니, 무려 1,000만불이나 투입되었던 그의 훈련 항목중에 여자친구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하필이면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는 악의 조직 ERIS 꼬임에 넘어가 무기를 개발중인 과학자를 구출하기 위해 그의 딸 나탈리 코너스('휴먼 네이쳐'의 힐러리 더프)와 친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제 이 한번도 해보지 못했던 어려운 임무수행과 더불어 눈덮힌 산맥에서 펼쳐지는 스노우보드 체이스를 포함한 엄청난 모험이 코비를 기다리고 있는데...

연출은 '맥쿨에서의 하룻밤(One Night's At McCool's)'을 감독했던 해랄드 즈와트가 담당했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으로 양분되었는데, 혹평 쪽의 반응이 숫적으로 우세하였다. 혹평을 보낸 평론가들로서,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스파이 키즈' 시리즈와 비교될 운명에 있는 이 영화는 '스파이 키즈' 보다 더 많은 제작비와 하이테크 기술을 투입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영화만큼 재미있지는 않다."고 꼬집었고, 할리우드 리포터의 마이클 레흐트샤펜 역시 "정말 독창성이라고는 없는 '스파이 키즈'의 싸구려 모방작."이라고 일축하였으며,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무니즈는 혼자 등장할 때만큼은 코비 뱅크스를 주목할 만한 캐릭터로서 유지하지만, 그가 활기와 카리스마라고는 없는 더프와 함께 출연하는 장면들은 마치 쇼핑 몰에서 둘이 실제로 만나는 것을 지켜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멍청해 보인다."고 평했다. 반면, 이 영화에 그런대로 호감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는,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가 "이 영화는 분명 10대 관객들을 겨냥한 영화이지만, 그들의 할아버지, 할머니조차도 이 영화를 재미있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했고,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무니즈의 겸손과 순수함, 그리고 명석함이 혼합된 매력이 이 영화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치켜세웠으며, 버라이어티의 스콧 파운더스는 "최근의 아동용 오락물 대부분보다 이 영화는 훨씬 더 많은 즐거움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선사한다."고 결론내렸다.

이번 주말 3위로 선보인 '헌티드(The Hunted)'는 연기파인 동시에 흥행메이커인 토미 리 존스가 '도망자' 1편과 2편을 통해 굳힌 이미지인 '추적자' 역할로 복귀한 액션 스릴러물이다. '도망자'의 해리슨 포드 및 웨슬리 스나입스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 토미 리 존스의 추격을 피해 도망가는 암살자 역은 '트래픽'으로 빛나는 연기를 선사,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던 베니치오 델 토로가 연기하고 있다. 연출은 '엑소시스트'와 '프렌치 코넥션'을 감독했던 명장 윌리엄 프리드킨이 담당했다.

1999년. 세르비아에서의 거친 임무를 마친 특수부대 요원 아론 할만(베니치오 델 토로)은 미국으로 귀환하는데, 임무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인해 은성훈장까지 받은 그이지만 자신이 임무 수행 도중 행했던 수많은 살인들로부터의 악몽에 시달린다. 4년 후인 2003년. 특수부대로부터 무단 이탈한 아론은 자신의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자, 일종의 스포츠처럼 사슴 사냥꾼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그에게 이러한 살해 기술들을 지도했던 FBI의 추적전문요원 L.T. 본햄(토미 리 존스)에게 그의 체포 임무가 주어지고, 본햄은 다른 요원 애비 듀렐('글래디에이터', '스토커'의 코니 닐슨)과 팀을 이루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이제 숨막히는 죽느냐, 죽이느냐 게임이 진행되는데...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대부분 혹평으로 일관되었다.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단지 '람보'의 재탕에 불과하다."고 일축하였고,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 역시 "정말 부끄러운줄 모르는 모방 싸구려물."이라고 칭하였으며, CNN의 폴 클린턴은 "이 심리 스릴러 신작은, 오스카상을 수상한 두 명의 배우들-토미 리 존스와 베니치오 델 토로-의 연기조차도 잘못된 프로젝트를 구할 수는 없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번 주말 8위로 개봉한 '윌라드(Willard)'는 1971년에 나왔던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서스펜스 호러물이다. 이제는 전설이 된 TV 시리즈 'X 파일'의 많은 에피소드에서 각본을 담당했던 글렌 모간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이번이 그의 연출데뷔작이다.

소설 '쥐인간의 노트(Ratman's Note Book)'를 원작으로 소설 원작자인 길버트 랄스톤이 각본을 맡았던 71년도 오리지날 작품은 개봉당시 박스오피스 반응이 좋아서, 그 다음해에 속편 '벤(Ben)'(영화보다는 아역시절 마이클 잭슨이 불러서 히트한 주제곡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이 개봉되기도 했었다.

죽은 아버지의 유령에 의해 시달리는 등 정신적인 이유로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30세의 윌라드 스타일스('백 투 더 퓨쳐'와 '미녀삼총사'의 크리스핀 글로버)는 아버지가 공동창업했던 마틴-스타일스 사에서 일하는데, 공동창업주이자 그의 보스인 프랭크 마틴('풀 메탈 자켓'의 R. 리 엘메이)을 비롯한 직장 동료들은 그에게 모욕을 주기 일쑤이다. 그의 유일한 친구들은 사무실의 임시직원인 캐쓰린('존 Q'의 로라 해링)과 그가 지하실에서 기르는 벤, 스크라테스 등의 쥐떼들이다. 어느날 윌라드의 쥐 한마리가 직장에서 죽음을 당하자, 그동안 쌓였던 윌라드의 분노가 폭발하고 그의 생쥐떼에 의해 마을은 공포에 빠진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양분되었는데, 먼저 호평을 보낸 평론가들로서, 롤링 스톤의 피터 트래버스는 "피부에 소름이 돋길 원하는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시라."고 적극 추천하였고, 워싱턴 포스트의 디슨 호우는 "지금 막 도착한 컬트 클래식."이라고 호평을 보냈으며,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라이버맨은 "이 새로운 버전은 오리지날보다 실질적으로 우수하다."고 치켜세웠다. 반면, 이 영화에 반감을 표한 평론가들로서,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기술적으로는 인상적일지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열의가 없는 범작."이라고 공격했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는 그럴싸한 외형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쥐들이 하나도 무섭지 않다는 점."이라고 고개를 저었고, 할리우드 리포트의 마이클 레흐트샤펜은 "SF 호러와 과장된 패로디식 접근의 실패한 조합."이라고 꼬집었다.

기타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케이트 허드슨-매튜 맥코너히 주연의 로맨틱 코메디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How To Lose A Guy In 10 Days)'이 469만불의 수입으로 7위에 랭크되었고, 벤 에플렉의 슈퍼히어로 액션 환타지 '데어데블(Daredevil)'이 303만불의 수입으로 9위에 기록되었으며, 이연걸-DMX 주연의 힙합 액션물 '크레이들 투 더 그레이브(Cradle 2 The Grave)'이 297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이중 '10일 안에...'와 '데어데블'이 각각 개봉 6주간 및 5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9,372만불과 9,603만불로서, 두 편 모두 1억불 돌파의 초읽기에 돌입했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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