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의원 외교활동 「러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국회는 외빈 접대로 분주한 1주를 보냈다.
22명의 미 하원 의원과 부인 등 수행원들을 합쳐 모두 58명이 방일 내한, 3일간 머물렀고 「캐나다」의원단 5명이 16일 입국, 20일 떠났다.

<쉴 틈 없이 짠 「스케줄」>
미 하원 의원단은 휴가를 겸한 외유여서 대부분 관광 시간을 많이 갖기를 원했지만 한국 쪽은 우리의 특수한 사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곳을 둘러보도록 거의 쉴 틈 없이「스케줄」을 짰고 만찬회, 한·미 의원 간담회 등을 주선했다.
정일권 의장은 22명의 의원들에게 14금으로·만든「커프스·버튼」을, 의원 부인들에겐 장수를 상징하는 거북이 새겨진 자수정 「브로치」를 선물했다.
또 이들이 이틀간 묵는 동안 의원들에게 경주 법주를 맛보도록 했다.
김진만 부의장은 「오닐」하원 민주당 총무와 「브룸필드」의원들에게 별도로 동양화 족자를 선물했고.
미 의원들의 대우에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주한 미 대사관 측도 꽤 신경을 썼다.
국회는 이들의 시내 통행 때마다 경찰「사이드·카」로 「에스코트」하려고 했으나 미 측의 사양으로「세단」차 한대로 선두 호위만으로 그쳤고. 이들의「호텔·차지」도 우리 정부가 지불하려 했으나 미 측이 부담했다는 것. 당초 국회는 의원들의「호텔·차지」를 1인당75「달러」로 계산했었다.
이런 일로 지출된 경비는 모두 8백만원 정도. 국회 주변에선 이번 미 하원 의원단에 대한 대우가 너무 파격적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15일 이들이 김포에 도착할 때의 의장단 전원과 거의 대부분의 국회 간부가 출영했었고 또 국회의사당을 방문할 때 붉은「카피트」까지 깔아 놓은 것은 정일권 국회의장 초청이긴 하지만 지나치지 않았느냐는 것.
그렇더라도 경비 이상의 성과가 있었다는 것이 국회 간부들의 얘기다.

<국회 섭외비 37만여「달러」>
이번 주의 외빈 접대는 올해 국회의 대외 활동의 시작.
올해 각종 형식의 방문과 초청 계획이 짜여져 의원 외교 활동「러쉬」를 이루게 됐다.
그 동안 의원의 사적인 외유는 올 들어 눈에 띨 정도로 부쩍 줄어들었다. 여당 의원들은 해외 여행을 나가려면 고위층의 허가를 얻어야 하고 야당 의원들은 자금 등 여러 가지 형편이 좋지 못해 어려웠기 때문.
그러나 비공식적인 외유가 줄어든 대신 상대적으로 「의원 외교」라는 형식의 공식적인 해외 나들이가 늘어나게 됐다.
의원 외교 활동을 위해 올해 예상된 국회 섭외비는 37만여「달러」. 이 돈은 지난해 9만여「달러」의 4배가 넘는 액수다.
공식적인 계획은 정일권 국회의장의 외국 방문이 중요한 부분이다. 정 의장은 오는 5월초「브라질」하원의장 초청으로 「브라질」을 공식 방문하고 그 길에 중남미의 「파나마」와 자유중국을 방문한다.
정 의장은 아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남미「콜롬비아」와「인도네시아」국회의장 초청을 받고 있어 연내에 이들 나라도 방문할 예정.
공식 방문 계획으론 이밖에 한·영 의원 협회 소속 의원들이 영국 상·하원 의장 초청으로 영국을, 한·불 의원 협회 의원이「프랑스」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자원외교 측면 지원 명목>
공식방문 외에 친선방문 형식의 해외 나들이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6월 구주·중동·「아프리카」·동남아 지역에 5개 반의 의원 사절단을 파견한다. 한 반에 5, 6명으로 편성될 이들 의원 사절단은 정부의 자원외교를 측면에서 지원한다는 임무를 갖고 있다.
김진만 국회 부의장을 단장으로 한 중동 반은 「레바논」·「이집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를 각각 친선 방문할 예정.
중동 지역 의원단은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를 중심으로 석유자원 확보문제를 알아본다는 것.
구주 반은 북구와 남구로 갈라 2개 반. 당초엔 1개 반으로 했으나 인솔자에서 신민당의 이철승 국회 부의장, 공화당의 김용태 총무 중 선택이 어려운 것도 겹쳐 2개 반으로 갈랐다는 얘기도 있다.
의원들 간에도 사절단에 끼이려는 경향이 만만찮을 것 같아 인선이 내밀히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
국회의 공식적인 의원 단 과는 별도로 경과위 소속 의원들이 오는 5월초 2개 반으로 나누어 구미 지역을, 재무위 소속 여·야 의원 5명이 동남아 지역의 세제를 둘러볼 예정이다.

<맨스필드, 풀브라이트 초청>
국회는 올해 의원 외교활동을 방문보다는 초청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초청 대상자는 의장 급으로「이란」·「뉴질랜드」·호주·「인도네시아」·「레바논」·「쿠웨이트」·「이집트」의 국회의장 또는 상·하원 의장들이다.
이중 「이란」·「쿠웨이트」·호주·「인도네시아」는 자원외교의 일환이고, 「레바논」·「이집트」는 중립국 외교의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뉴질랜드」는 지난 8대 때 백두진 의장의 초청에 대한 답례 형식이다.
호주의 「화이트헤드」하원 의장은 5월 중순 방한할 예정이었으나 의회가 해산됨에 따라 계획이 취소됐다.
의원급 초청으로는 미국의「토머스·P·오닐」2세 의원 등 22명의 하원 의원단 외에 미국의 「마이크·맨스필드」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와 「풀브라이트」 상원 외교위원장 등을 방한토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의원 협회의 상호방문 계획에 따라 「프랑스」·「터키」의원들이 올 가을에 방한토록 돼 있다. 그리고 국제의회연맹(IPU)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오는 10월「핀란드」를 비롯하여 IPU각국 대표단 2백여 명을 정일권 국회의장이 초청한다. IPU각국 대표들의 방한 초청은 오는10월 일본 동경에서 IPU 제62차 총회 및 이사회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한 것.
또 이병희 무임소장관이 주관하고 있는 한·일 의원 만찬회가 5월초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일본 자민당 소속 의원 30여명이 내한한다.
이밖에 「이란」 여당인 「노빈」당 소속의 하원 원내총무 등 당 간부2명이 오는 21일, 공화당과 일본 자민당의 정책교류 일환으로 자민당 정조회 조사역 2명이 7월에 각각 공화당 초청으로 방한한다.
국회가 금년에 초청됐거나 초청할 외국의 원수는 줄잡아 2백70명이고 그중 의장 급만 10명 정도. 이중 2백 명은 동경IPU 총회에 참석 할 IPU 회원들이다. <허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