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기숙사에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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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8일 상오1시12분쯤 서울용산구청파동2가2의1 숙명여대 기숙사구관(숙관) 2층 58호실에서 불이나 2층 목조건물 6백50평 가운데 학생방 20개, 사감실, 사무실, 면회실, 세면실, 창고등 2백50여평을 모두 태우고 1시간 20분만에 불이 잡혔다.
불길이 치솟으면서 기숙사안의 비상 「벨」이 요란하게 울려 잠에 깊이 빠졌던 학생 1백56명이 맨발에 잠옷 바람으로 대피,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학생 3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거나「쇼크」로 기절, 치료를 받았다.
구관에 바로 이웃한 신관기숙사(명관) 4층 건물에서 잠자던 학생1백50여명도 한꺼번에 뛰어나와 불불은 기숙사를 쳐다보며 발을 구르고 울음을 터뜨리는 등 한때 소등이 벌어졌다.
맨처음 불을 발견한 사감 김경?씨(53)는 상오1시 조금지나 1층 순찰을 끝내고 2층으로 올라가려 할때2층에서 『물, 물』 하는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뛰어 올라가보니 2층 58호실에서불길이 치솟고 학생들이 뛰어나오고 있었다는 것.
김씨는 기숙사복도를 3차례나 뛰어다니면서 잠자던 학생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경찰은 2층 58호실에 기숙중인 김모양(19·약학과1년)이 이날밤 12시 소등후에 길이 10cm쯤의 촛불을 목제 책상밑에 켜놓고 엎드려서 책을 읽다가 깜박 잠이 들었다는 진술을 받아 촛불이 책장과 돗자리바닥에 옮겨 붙은 것으로 보고 김양을 중실화혐의로 입건했다.
불이나자 학생들은 맨몸으로 대피했을 뿐 책과 「노트」, 옷가지등을 고스란히 태웠다. 김경수청장은 학생들을 약대강의실로 옮겼다. 불탄 기숙사 구관은 1934년에 지어진 낡은 목조건물. 지난 68년 신관이 건축될때까지 숙대학생들의 보금자리였다.
경찰은 피해액을 4백28만원으로 추산했으나 학교측은 1천2백만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숙대는 지난 73년9윌 화재보험 「풀」에 3천7백50만원에 기숙사건물을 부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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