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변비에는 홍차가 좋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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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차를 마시지 그래.』
『어제 술을 많이 마셨더니 설사가 심한데 홍차는 무슨 홍차야. 차라리 코피를 마시겠네.』
『나는 변비가 있어서 홍차를 즐겨 마시는데, 변비에는 코피가 좋다지?』
이따금 찻집에서 엿들을 수 있는 대화다. 지금 이 두 사람은 코피와 홍차에 대해서 전혀 정반대로 알고 있다.
홍차는 오히려 설사환자에게 좋다. 변비가 있을 때는 홍차를 마시지 않도록 되어있다.
이는 홍차의 주성분인 타닌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타닌은 변비를 일으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에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을 발휘한다. 홍차는 떫은맛과 쓴맛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코피와 홍차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또 거꾸로 생각하는 것이 있다.
즉 코피에는 카페인이 다량 들어있는데 홍차에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코피를 마시면 잠이 안 오니까 홍차를 마시겠다고 흔히들 말한다. 물론 이러한 상식도 잘못된 것이다.
대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흥분시켜 각성작용을 하는 카페인은 일반의 상식과는 달리 코피보다 홍차에 더 들어있다.
그러나 홍차가 코피보다 더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홍차가 코피보다 건강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코피가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공범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반면에 홍차는 오히려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혈압을 내려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홍차는 위산과다를 예방해주는 기능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심한 정신노동을 하는 사람이나 복잡한 도시생활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샐러리맨에게는 코피보다 홍차가 좋다.
한편 나이가 들어갈수록 코피는 멀리하고 홍차를 가까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영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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