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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의 한·중 관계-주종으로만 볼 수 없다|황원구 교수, 『조선 열전』을 중심으로 한 발표에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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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명사 조선 열전』 을 처음으로 역주, 최근 연구하고 있는 황원구 교수 (연세대)는 30일 하오 2시 서울대 문리대 시청각 교육실에서 열린 동양사학회 제31회 연구 발표회에서 『명사 조선 열전』을 중심으로 한 한·중 관계를 발표했다.
종래 한·중 관계는 일반적으로 주종적으로 보아온데 대해 황 교수는 결론적으로 주종적으로 만 볼 것이 아니라 명분과 실리 관계로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명사』는 중국의 25정사 중 하나며 청이 중원를 정복한 다음인 1645년에 착수되어 근 1백년만인 1739년에 완성됐다.
『명사』 외국 연전 중의 하나인 조선 열전은 명과 고려 말·조선 초의 관계, 임진왜란 기록, 청과 조선과의 관계 등 주로 중국과 우리 나라와의 관계를 기록하고 있으며 서술 방법도 물론 주종적으로 보려고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중국의 한국관은 고대에는 전통적인 화이관·천하 관념에 의해 사이 중에서는 비교적 우위지만 동쪽의 이민족인 동이로 파악되었으며 제국 형성 후에는 중국의 주로 국가로 그 중에서는 비교적 우월한 문화국으로 인정되었다.
그런데 중국 측과 우리측이 보는 각도가 다르고 동아시아 세계의 질서 속에서 명분적인 비중이 실리 위주보다 컸다고 해서 한·중 관계를 주종적인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중국 측의 관념에서는 한국이 봉국이었고 또 왕도 봉왕이었으며 한국 측도 이를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측의 이런 생각과 정책은 전통적인 중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오는 것이었지 한국을 자기들의 명실상부한 번국으로 여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이번 『명사 조선 열전』의 연구 과정에서 지금까지 자료로서 무시돼 온 『명사 기사 본말』이 임란 기록의 원본이란 점을 밝혀내고 종래 중국에서 과대 평가되고 편의상 인용되어 온 『명사 조선 열전』은 오류나 왜곡이 많아 한·중 관계 연구의 사료로서 최상의 것이 아니라고 했다.
또 중국의 『사기』 이후 25 정사에 모두 있는 한국 관계 기록은 『삼국지 위지 동이전』등 고대로 올라 갈수록 그 당시의 다른 기록들이 없어 한국 관계 열전이 중요한 가치를 가지며 근세로 내려 올수록 다른 기록이 많아 중국 측 기록은 중요성을 잃는다는 점을 재확인 했다는 것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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