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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점에선 원유 고가 정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원유가는 왜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을까. 산유국 위주로 탈바꿈했던 유류 판매 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3월초 쿠웨이트에서 다른 산유국보다 낮은 가격으로 유류를 팔겠다고 나섰는가 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가격 인하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였었다.
현재 「배럴」당 11·65「달러」가 설사 8·33「달러」까지 인하된다 해도 중간에서 깜짝 놀랄 일은 못된다.
「아랍」국들은 가까운 장래에 유류가를 현재의 수준보다 인하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스라엘」로부터 어느 정도 양보를 얻느냐에 연관시키고 있다. 즉 「아랍」측은 서방 진영에 대해 유류라는 무기를 계속 휘두르면서 그 전파를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서방 세계에서는 「아랍」측의 무기는 고작 유류 공급량 조절과 단유 조치로만 생각하고 있다. 바로 이점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아랍」측은 보라는 듯이 고유가 정책을 휘둘렀다.
그 결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유류 고가 정책이 각국의 유류 소비량을 줄이고 특히 국제수지를 악화시켜 수요 부족으로 원유의 「덤핑」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라면 유류 자원에 있어서 현재 하루 일산 능력 2천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고 앞으로 60년간은 계속 현재 수준의 유류를 생산할 수 있다.
석유 수출국 기구 (OPEC)의 어느 국가도 이 나라와는 비교가 안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9월 하루 8백30만「배럴」을 생산, 유류 시장의 가격을 인상 조정할 수 있었지만 OPEC룰 무시하고 그런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미국이 원하고 있는 만큼 「사우디아라비아」도 유류가 인하를 준비할 의향이 있지만 이 문제의 귀결은 역시 정치적인 문제로 「이스라엘」이 얼마만큼 양보를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건은 미국 「이스라엘」에는 달갑지 않은 것.
어쨌든 최근 국제 시장에서 최고로 값이 치솟은 유류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쿠웨이트는 6개월 동안 하루 46만2천「배럴」씩 공매에 붙이겠다고 했으나 지난 3월초 공매에서 높은 값을 부르는 거상은 없었다. 쿠웨이트가 받은 최고 가격은 「배럴」당 9「달러」50「센트」였다. 전문가들은 어느 국제 공매에서나 유류가가 높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데 산유국들은 그 원인을 유류 소비국간의 비밀 합의 때문으로 보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 이유인 즉 OPEC가 이같은 유류 소비국 「카르텔」에 대응 조치를 취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라비언·아메리카·오일·컴퍼니」 (아람코)를 언젠가는 1백% 순수한 국내 자본으로 흡수하려고 벌써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엑슨」 「모빌」「텍사코」 「스탠더드·오일·오브·캘리포니아」 등 미국 4대 유류 회사가 주를 가지고 있는 「아람코」를 「사우디아라비아」가 일시에 집어삼키는 것은 미국세제를 적용함으로써 누리는 이익 때문에 쉬운 것만은 아니다. 【영 이코너미스트지=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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